1915년 8월 작가에 의하여 자택에서 출판되었다. 이 작품집 속에는 「기생(妓生)」·「인력거군(人力車軍)」·「시골노인이야기[地方老人談話]」 등 세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작품 말미에 붙인 글에서, 「탐정순사(探偵巡査)」와 「외국인의 화(話)」라는 두 편의 작품이 경무총장의 명령으로 삭제되었음을 밝히고 있어, 처음에는 다섯 편의 작품을 싣게 계획되었음을 알 수 있다.
「기생」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될 무렵을 배경으로, 진주·서울 및 중국 칭다오(靑島), 일본 동경(東京) 등의 무대에서 한 기생이 온갖 유혹과 환난을 물리치고 어렸을 때의 친구인 유만이와 결합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애정소설이다. 「인력거군」은 1910년대 서울 거리에서 날품팔이하는 인력거꾼을 주인공으로 하여 서민층의 생활단면을 그리고, 그의 과도한 음주를 징계하기 위하여 그의 아내가 짜낸 지혜와 근면, 절약하는 삶의 자세를 부각한 작품이다.
「시골노인이야기」는 동학운동 직후의 강원도 철원과 서울을 무대로 하여, 의병 봉기 및 진압 등 난리를 겪는 우여곡절 속에서 지난날에 혼인 약정이 되어 있는 남녀 주인공의 애정 성취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단편소설 양식으로서의 액자구조(額子構造: 이야기 속에 이야기를 가진 구조)를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작자는 이 작품집 서문에서 제목의 연유를 당시 열렸던 물산 공진회에 비유하여 설명함으로써 소설의 오락성에 대한 인식을 드러낸다. 그리고 ‘독자에게 주는 글’에서도 소설의 교훈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근대적 소설관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민족계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우화의 형식을 통해 사회비판적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던 『금수회의록』의 공리적 목적성과 정치적 계몽성으로부터 후퇴할 수밖에 없었던 개화기 지식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실린 작품들은 대체로 「인력거군」을 제외하고는 신소설이나 고대소설과 흡사한 내용을 길이만 짧게 축약한 단편이라는 점에서 근대적인 단편소설로 보기에는 다소 미흡하다. 그러나 「시골노인이야기」에서 보이는 액자구조나 「인력거군」에서 드러나는 사실적 묘사와 단편적 양식 등은 이들이 장편 신소설과 1920년대 이후 근대적인 단편소설의 교량적인 구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 작품집이 최초의 근대적인 단편소설집이라는 점에서 그 문학사적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