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4월25일부터 7월 23일까지 『제국신문(帝國新聞)』에 연재된 후, 같은 해 12월 대한서림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해조의 대표적인 소설 중 하나이다.
소설 속에서 함일청이 함진해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 내용의 유사성 때문에 중국 만청의 견책소설인 장자의 「소미추」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판소리 ‘흥보가’와 민속극 ‘배뱅이굿’의 형식적, 내용적 요소 또한 차용되어 있다. 개화기를 배경으로 미신타파와 관련된 내용이다.
함진해는 가세도 넉넉하고 식자(識字)도 있지만 자손 복이 없어 낳는 아이마다 기르지 못하다가, 세 번째 부인 최씨를 맞아 아들 만득을 얻게 된다. 그런데 최씨는 노들 무당촌에서 자라났으므로 아들이 감기에만 걸려도 무당 판수를 불러들이며, 또한 첫 부인과 재취부인의 여귀(女鬼)가 붙은 까닭이라고 내세운다. 함진해는 아내 최씨에게 요사한 미신의 헛됨을 훈계하지만 최씨 부인은 듣지 않는다.
만득이 천연두에 걸리자 최씨 부인은 함진해가 지어오는 약은 쏟아버리고 굿에만 치성을 드리다 결국 아이를 잃게 된다. 이에 굿의 영험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부정이 들었기 때문이며, 이는 남편의 탓이라고 한다. 결국 최씨는 다시 죽은 아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무당 금방울을 불러 대대적인 굿을 벌인다. 이때 금방울이 대안동 네거리에서 함진해가 회오리바람을 만난 장면을 눈물을 흘리며 명창으로 엮어나가자, 함진해도 무당의 농간에 빠져들게 된다.
이후 이들은 사촌 동생 함일청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다시 자식을 얻으려고 선조의 산소를 옮겨 장사를 다시 지내는 등 무당 · 판수 · 지관의 농간 때문에 패가망신에 이른다. 마침내 함씨 문중에서는 종회를 열어 함일청의 아들 함종표로 종가를 잇게 한다. 함종표는 이들을 극진히 모시면서 미신에 빠지는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고 신학문을 공부한 뒤, 판사가 되어 사악한 무리를 징계해 나간다.
작자는 이 작품에서 몽매한 부녀자들이 미신에 현혹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하는 동시에 그 비합리성과 부당성을 지적하고 설득한다. 또한 신학문을 공부하고 미신을 비판적으로 보는 대조적인 인물을 설정하여 종래의 병폐였던 미신숭배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히, 다른 신소설들처럼 근대적 의식이 표면에만 부분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미신에 침혹되는 과정과 그 비과학성이 핵심적인 내용을 이루고 있어 미신타파라는 계몽성과 근대적 주제의식이 잘 형상화된 작품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