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야(韓雪野)가 지은 단편소설. 1939년 5월 『문장(文章)』에 발표되었고, 「이녕」·「술집」·「유전(流轉)」 등 3편의 단편을 묶어 1946년에 간행한 단편소설집 『이녕』에도 수록되었다.
이 소설은 일제 말기의 한 지식인의 궁핍한 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문필생활에 관계하는 민우는 4년간의 옥고를 치르고 출옥하게 된다. 그동안 아내와 5남매의 자식을 둔 집안살림은 가난이 극도에 달하였고, 출옥 후 6개월이 지나도 취직이 되지 않아 생활은 계속 쪼들리기만 한다.
그러나 민우는 아내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국민가요나 시국영화, 소설 등 일제에 영합하는 일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막일거리라도 잡으려고 출옥자에게 직업을 알선하는 보호관찰소라는 데를 찾았으나 거기서도 허탕을 치고 돌아온다.
아내의 소규모 양계로 겨우 입에 풀칠해오던 중, 그 닭마저 족제비에 물려 피해를 보게 되므로 민우는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려고 집을 나서는 것으로 작품은 끝난다. 일제시대의 상황적인 배경이 짙은 암시를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