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02.8㎝, 가로 129.8㎝. 일본 사이후쿠사(西福寺) 소장. 웅장한 극락세계를 엄격한 좌우대칭과 정연하고 치밀한 구도로 묘사하고 있는 불화이다.
중심부에 상·중·하 3품(三品)의 3배관(三輩觀)을 전화면에 압도하도록 배치하였다. 그리고 일상관(日想觀) 이하 12관을 모두 작은 원형의 구도 안에 압축, 묘사하였다. 3품은 화면의 중심부에 배치되었는데 상품은 제일 윗부분에 묘사되었다.
중앙의 정전(正殿)과 좌우 건물에는 아미타삼존불과 대중들이 묘사되어 있다. 정전 위에는 금니(金泥)로 ‘第十四觀 上品三輩之觀(제14관상품삼배지관)’이라 적혀 있다. 중품·하품도 상품과 구도·형태 등이 거의 동일하다. 상품의 바로 위는 영축산에서 ≪관무량수경≫을 설하는 석가불과 대중을 묘사하였다.
그 위는 보수(寶樹)와 구름으로 구획한 일상관이다. 각 관이나 건물은 구름으로 감싸고 있어 극락세계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중심부와 12관을 구획 짓는 구획선에는 각 관의 설명을 적어 놓고 있다. 중심부의 관에도 역시 화기를 적어 이 관경 변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교화를 위한 변상도의 구실을 다하고 있다.
이처럼 이 그림은 정연하고 치밀한 배치법으로 16관의 장엄한 세계를 잘 묘사하고 있다. 채색은 은은한 녹색이나 하늘색도 있지만, 붉은색이 주조를 이룬다. 사이사이 금색을 칠해서 화면이 전반적으로 밝고 환해져 호화롭고 화려한 장면을 보여 준다.
불상을 위시한 인물이나 건물, 기타 동식물 등의 형태는 정취하면서도 활달하여 동감 있는 표현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유려하고 치밀한 선이 뒷받침해 줌으로써 구도의 묘와 함께 이 불화를 명작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화면 내에 있는 풍부한 설명적인 기록으로 보아 화기가 반드시 있었으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은 소실되었기 때문에 제작 연대·작자·봉안 장소·발원자 등을 알 수 없다. 그러나 불보살상의 형태나 무늬·색채 등으로 보아 1300년경의 작품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