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1.62m. 지상에서 얼마 높지 않은 바위면에 새겨진 이 불상은 광배와 대좌를 갖추고 있다. 불상의 머리모양은 나발(螺髮)이고, 육계(肉髻)의 표시는 분명하지 않다.
얼굴은 비만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볼을 두껍게 하고 턱에 군살을 묘사하는 등 비교적 풍만한 편이다. 입은 꽉 다물어 입 양끝이 쑥 들어갔으며 코는 크고 긴 편인데 코에서 올라가 반달같이 휘어진 선이 눈썹을 이루고 있다. 눈은 바로 뜬 편이고 눈썹과 더불어 음각선으로 길게 묘사하였지만, 약간 둥글게 표현하여 볼록한 볼과 입 양끝의 보조개 묘사와 함께 얼굴 전체를 미소짓게 한다. 목은 짧지만 삼도(三道)가 표현되어 있고, 어깨는 둥글면서도 활기차며 가슴은 당당하면서도 힘을 느끼게 한다.
오른손은 무릎 위에 얹어 손끝을 아래로 내렸으며 왼손은 다리 위에 올린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으로, 비교적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앉은 자세는 결가부좌(結跏趺坐)하여 오른쪽 발만 보이는 길상좌(吉祥坐: 왼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놓은 다음, 오른발을 왼쪽 넓적다리에 놓음)의 자세이다.
옷은 통견의(通肩衣)로서 매우 얇으며, 옷주름 선들을 일정하게 평행시킨 평행밀집의 옷주름이다. 이런 옷주름은 9세기 후기 불상에 흔히 나타나지만, 9세기의 도식적인 옷주름과는 달리 세련되고 유려하다. 착의법은 통견으로 걸친 대의가 가슴을 드러낸 채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가슴 아래로 내려진 옷깃이 오른쪽 어깨에서 내려온 옷자락 안으로 일단 들어갔다가 다시 위로 올라와 팔목 뒤로 돌아가고 있는 특이한 형태이다.
광배는 두광과 신광을 각각 두 줄의 음각선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외광은 보이지 않는다. 대좌는 위로 향한 연화문을 길게 새겼다. 중앙에 있는 연화문은 제일 크고 바로 세웠으며, 좌우의 연화들은 기교있게 모두 중심으로 향하게 묘사되었다.
이 불상은 긴장되고 활력에 찬 형태, 유려하고 세련된 선의 흐름, 깔끔한 부조의 아름다움 등 8세기 중엽의 난숙한 사실주의 불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작이다. 얼굴 형태는 경주 감산사 석조아미타여래입상(국보, 1962년 지정)이나 경주 남산 미륵곡 석조여래좌상(보물, 1963년 지정)과도 서로 통하며, 특히 얼굴이나 체구, 의문 등에서 굽타(Gupta)시기의 마투라불들과 친연성이 강한 독특한 불상이어서 굽타불의 수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