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이 왕위를 빼앗기고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에 묻히게 되자, 생육신 중의 한 사람이었던 원호(元昊 ; 생몰년미상)가 단종을 그리면서 서강가에 단을 세우고 아침 · 저녁으로 눈물을 흘리며 영월을 향해 절을 올렸다고 한다.
원호가 죽은 뒤, 그의 후손과 유학자들이 원호의 충의를 기리고자 1845년(헌종 11)에 비석과 정자를 세우고 그의 호에 따라 ‘관란정’이라 하였는데, 유허비(遺墟碑)도 함께 세웠다. 유허 비각은 목조기와 맞배집으로 정자 옆에 있다.
관란정은 앞면 2칸 · 옆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건물로, 기와를 얹은 정자이다. 기단은 자연암반 위에 토단으로 하였고 주초는 정평주초로 하였다. 가구형식은 오량가이고 단청은 모로단청으로 하였다. 공포형식은 주간에서는 이익공식으로 귀포에서는 삼익공식으로 하였다. 좌향은 동향이다.
관란정은 1941년에 개축하였으며, 1970년과 1987년에 다시 고쳐 오늘에 이른다.
유허비는 영 · 정조때 대학자 이계(李溪)홍양호(洪良浩, 1724∼1802)가 세웠는데, 일반적인 비문과 달리 붉은색 글씨로 새겨있으며 기초석을 별도로 만들지 않고 자연석 위에 비석을 조성하여 세웠다는 점이 특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