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에 김수민(金壽民)이 지은 영사악부(詠史樂府). 총 385제(題)에 달하며, 작자의 문집인 ≪명은집 明隱集≫ 권4∼5에 수록되어 있다. 우리 나라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역사 등에서 소재를 취하여 창작한 연작의 악부시이다.
조선 후기의 해동악부체 계열의 작품과 성격이 같되, 각 편은 악부시만 있고 사화(史話)가 병기되어 있지 않다. ≪기동악부≫에는 작자의 춘추대의관(春秋大義觀)과 명(明)의 멸망 이후에 조선이 그 후계자임을 주장하는 소중화(小中華) 의식이 짙게 반영되어 있다.
악부시의 형식은 잡언(雜言)과 제언(齊言)의 형태를 고루 취하였으며, 압운에서도 일운도저(一韻到底)와 통압(通押), 환운(換韻)의 방식을 두루 사용하였다. 구수(句數)도 4구에서부터 95구까지 다양한데, 10구 이상의 장편이 대부분이다.
인물의 포폄(褒貶 : 칭찬과 나무람.)을 가할 때에는 자신의 관점을 입증하기 위하여 이황(李滉)·이이(李珥)·송시열(宋時烈) 등 선유(先儒)들이 찬한 비지문(碑誌文)과 행장(行狀)을 부기하여 그 출처를 명시하는 방식을 취하였으며, 다른 사람의 시문에서 구절을 따왔을 때에는 그 출처를 밝히는 근실한 태도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