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높이 259cm. 1986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분향리 2구 용태마을 뒤편 야트막한 야산 구릉의 개인 소유 밭 가운데에 이 불상이 홀로 서 있다. 이 마을에서는 오래전부터 아들을 점지해 주는 영험한 미륵불이라 믿고 있다.
별도의 8각 연화대좌 위에 서 있는 이 불상은 뒤쪽으로 5。정도 비스듬히 기울어져서 서쪽을 향하고 있다. 상호(相好 : 부처의 몸에 갖추어진 훌륭한 용모와 형상)는 동안처럼 경쾌하게 느껴지며 소발(素髮 : 민머리)의 머리가 낮아 약간 어색하게 보인다.
눈썹에서 코로 이어지는 선이 매우 부드럽게 호선(弧線 : 활등 모양으로 굽은 선)을 그리고 있으며, 득남의 염원 탓인지 코끝은 마모되어 거의 없고 입술은 도톰하다. 두 귀는 짧은 편이고, 목에는 삼도가 선명하게 돌려져 있다.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는 두툼하게 양어깨를 걸친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이다. 옷주름 표현은 가슴에서 U자형을 이루다가 양다리에서 상호 대칭으로 타원형을 그리고 있다. 양손은 허리 근처에서 몸에 바싹 붙인 채로 왼손은 연화봉을 쥐고 있으며 오른손은 반주먹을 취하고 있다.
왼손 안에 있는 지물은 상면에 연꽃잎이 반복으로 감싸여 있어서 연화봉으로 추정된다. 이 추정이 옳으면 이 불상은 연화봉을 들고 있는 미륵불이 될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주 희귀한 사례이다. 발은 발등이 의습(衣褶 : 옷주름)에 가린 채로 앞쪽으로 나와 있다.
대좌는 8각이며 여기에 16엽의 복련(覆蓮 : 아래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이 조각되어 있다. 불상 앞에 자연석의 배례석이 놓여 있으나 후대에 누군가가 옮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 불상 주변은 그렇게 넓지 않아 큰 규모의 가람이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 인지 주변에서 기와 편이나 자기 편 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불상과 같이 2m가 넘는 큰 불상은 전라남도 지방에서는 나주철천리석불입상, 무안약사사석불입상, 담양오룡리석불입상, 순천근둔사지석불입상 등이 있으나 양식에서는 서로 큰 차이가 있다.
분향리석불입상은 법의의 의문(衣文 : 옷자락 무늬)이 특이하며, 아울러 수인(手印)이 독특하여 비교할 수 있는 불상이 없는 형편이다. 조성 시기는 조각 기법으로 보아 고려시대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