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높이 187㎝. 1976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현,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대원사에는 부도가 경내 동북쪽에 4기, 계곡에 6기 등 총 10기가 있는데, 용각부도는 동북쪽에 있는 4기 가운데 3번째에 서 있다.
이 부도는 지대석 · 탑신석 · 옥개석 · 상륜부 등을 갖추고 있다. 석종형부도와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는 탑신부에는 여러 조각들이 전면에 시문되어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와 같은 형식은 우리나라에서 그 유례를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지대석은 타원형이며 약간 다듬었을 뿐 별 조식이 없다. 가운데 부분이 불룩한 석종형의 탑신에는 문양이 전체에 걸쳐 깊게 부조되었는데, 크게 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탑신의 하단부에는 복엽(複葉) 18판의 앙련(仰蓮)이 아주 촘촘히 있다.
탑신 중앙에는 여의주를 희롱하는 두 마리의 거대한 용이 조각되어 부도 이름을 ‘용각부도’라 하고 있다. 몸체를 형상화한 비늘이 아주 사실적이고, 용들이 꿈틀거려 조각은 생동감이 넘치는데, 상단부에는 운문(雲文)이 넓게 조각되었다.
탑신의 상하 양 끝에 양각의 띠를 두르고 있다. 옥개석은 8각이며 약간 파손되어 있다. 원형의 우동마루가 있고 그 사이에는 기와골이 시문되었으며 처마가 아주 짧다. 상륜부에는 사각형의 노반(露盤) 위에 또다른 사각형이 있는데 각 면에 홈이 파여 있다. 정상에는 보주가 올려져 있다.
이러한 형식의 부도 예가 없을 뿐만 아니라, 탑신에 당호나 조성기(造成記)가 없어 조성연대를 파악할 수 없으나 옥개석 형식을 볼 때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탑신부의 조각기법으로 보아 왕사나 국사의 부도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