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은 불신(佛身)과 광배(光背) · 대좌가 한 조(組)를 이루어 구성된다. 그러므로 대좌는 불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불상을 만드는 규범인 32상(相) 80종호(種好)에는 대좌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32상 80종호는 불신 자체에 대한 규범이기 때문이다.
대좌는 부처가 보리수(菩提樹, pippala樹)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 앉았던 풀방석에서 유래한다. 이것이 부처의 신격화에 따라 금강보좌(金剛寶座)로 변하였고, 불상의 다양화에 따라 여러 가지 대좌가 생겨났다. 보살상 · 신장상(神將像) 등의 등장과 함께 보다 다채롭게 전개된다. 대좌의 종류에 대하여서는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 언급한 사자좌(獅子座)와 연화좌(蓮花座)가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 종류를 열거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모난 대좌[方座] : 4모 대좌[四方座]와 8모 대좌[八方座]가 있다. 4모 대좌는 인도 · 중국 · 우리나라를 통틀어 가장 유행된 대좌 형식이다. 초기에는 단순한 네모꼴의 상자 모양이었다. 중국이나 우리 나라에서는 사자(獅子)가 새겨져 있다. 따라서 사자좌의 변형으로 보기도 한다. 이것이 점차 복잡하여져서 상대 · 중대 · 하대로 구성된다. 그 모습이 수미산과 비슷하다고 하여 수미좌(須彌座)라고도 한다. 청량사 석조 석가여래좌상 대좌(淸凉寺石造釋迦如來坐像臺座)와 성주사 석대좌(聖住寺石臺座)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8모 대좌는 4모 대좌를 좀더 화려하게 한 형식이다. 좀더 후대에 나타난다. 우리 나라의 경우 통일신라시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8세기 중엽에서 9세기에 걸쳐 가장 유행하였다. 이 시대의 석불좌상 대좌의 대부분이 8방(각)대좌로, 상대 · 중대 · 하대에 여러 가지 무늬들이 화려하게 새겨져 있다. 우리 나라 대좌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들이다. 경주 남산 삼릉계곡 석불좌상 대좌(慶州南山三陵溪石佛坐像臺座) · 경주 남산 용장사 계곡 석불좌상 대좌(慶州南山茸長寺谷石佛坐像臺座) · 축서사 석불좌상 대좌(鷲棲寺石佛坐像臺座)와 부석사 석불좌상 대좌(浮石寺石佛坐像臺座) 등이 이 형식에 속한다.
② 둥근 대좌[圓形臺座] : 역시 초기부터 만들어진 형식이다. 원통형에 연꽃 등이 새겨진 것과 둥근 모양에 8모 등의 장식이 붙은 것이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원통형은 삼국시대 많이 나타났다. 후자의 예로는 석굴암 본존불 대좌(石窟庵本尊佛臺座)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③ 상현좌(裳懸座) : 보통 좌상의 대좌에 불상의 옷자락이 덮어 내린 형식을 말한다. 중국의 북위시대(北魏時代)에 인도 간다라(Gandhara) 조각의 영향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삼국시대 크게 유행하였다. 군수리 납석불 대좌(軍守里蠟石佛臺座)나 금동미륵보살반가상(金銅彌勒菩薩半跏像)의 대좌, 군위 석굴삼존 대좌(軍威石窟三尊臺座) 등이 유명하다.
이 밖에 연화좌, 의자를 대좌로 한 의좌(倚座), 바위 대좌[巖座], 사자나 코끼리 같은 동물을 대좌로 이용한 짐승 대좌[獸座], 아귀(餓鬼) 같은 귀신을 대좌로 한 생령좌(生靈座)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