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집 20권 10책, 동사록(東槎錄) 2권 1책, 합 22권 11책. 필사본. 이 문집은 그 체재로 보아 간인(刊印)을 위한 고본(稿本)으로 보인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원집은 권1·2에 시 200수, 권3·4에 소(疏) 8편, 계사(啓辭) 4편, 권5·6에 경연기(經筵記) 21편, 경연주사(經筵奏辭) 11편, 권7에 독서천견(讀書淺見) 7편, 권8∼13에 잡저 24편, 권14에 경재잠(敬齋箴) 3편, 권15·16에 서(書) 20편, 권17에 서(序) 12편, 권18에 기(記) 4편, 권19에 대책(對策) 2편, 비답(批答) 20편, 권20에 제문 7편, 제(題)·발(跋) 2편이 실려 있다. 동사록은 권1에 시 91수, 권2에 농포문답(農圃問答)·음양문답(陰陽問答)·발·제사(題辭) 각 1편이 수록되어 있다.
문장과 지식을 겸비하고 있던 저자는 시와 문에 모두 독창적 경지를 이루고 있다. 시는 방박(磅礡: 혼합)·질탕(佚蕩)하면서도 농담(濃淡)을 겸한 것으로, 격식을 갖춘 이면에는 강한 주제 의식이 넘치고 있다. 특히 「임진창의행(壬辰倡義行)」과 「효강절수미음(效康節首尾吟)」 등에 잘 나타나 있다. 소에서도 흔히 쓰이는 형식적이고 소극적인 사직소(辭職疏)와 달리 임성지(任性之)·이이첨(李爾瞻)의 처벌과 호패법(號牌法)의 시행, 병제(兵制)의 개혁, 학교의 건립, 조세(租稅)·진상(進上)·공부(貢賦) 제도의 개혁을 논한 만언소(萬言疏)가 2편이 있다.
「독서천견」은 서명(西銘)·통서(通書)·성(誠)·사(思)·과(過)·태극도(太極圖)와 오성(五性)과의 관계 등에 대해 쓴 글이다. 이항복(李恒福)·이기설(李基卨)·장유(張維)·이정구(李廷龜) 등에게 보낸 서신과 서(序)의 「태극문답서(太極問答序)」·「증산인서(贈山人序)」 등의 글에서는 선현(先賢)·국가·학문 등을 논하고 있다.
이 문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잡저에는 문묘(文廟)의 제사, 세자의 입학, 명나라에 원병을 보내는 일, 유민들을 수용하는 일 등에 대한 헌의(獻議)와 학술적 논술들이 포함되어 있다. 「태극도설해」는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설」에 주자(朱子)의 주석을 인용하고 자신의 견해를 붙여 태극과 음양오행을 논한 것으로, 그 분량이 30장에 이른다.
이 책에서 이기설과 각 경전, 그리고 이기(理氣)에 관해 장유와 문답한 내용도 학술적 가치가 크다. 또한, 주자의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과 「경재잠(敬齋箴)」에 대해 각기 해설을 붙였는데, 여러 경전의 전거와 의견을 첨부하였다. 그밖에 김남중(金南重)·김상용(金尙容)·이서(李曙)·정태화(鄭太和) 등과 경연에서 강의한 내용을 적은 「경연기」와 「거가의(居家儀)」·「독사법(讀史法)」·「격물법(格物法)」 등도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