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정보학은 문헌을 수집·조직·축적·제공하는 도서관의 제 현상을 인식하고, 그 원칙·이론·기술 등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원래 도서관학으로 불렸다. 1990년대 도서관학에 응용된 정보학을 통합하면서 새로운 학문체계에 맞는 학명이 필요해 문헌정보학으로 개칭했다. 1946년 4월에 설립된 국립조선도서관학교가 문헌정보학에 관한 교육의 효시이다. 문헌정보학은 문헌과 관련된 모든 사실이나 현상을 논리적,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의 사회적 적용 가능성을 추구하는 독자적 학문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문헌은 형태와 종류에 상관없이 정보매체에 기록된 정보의 총칭이다. 문헌정보학은 원래 도서관학으로 불리었으나 도서관학에 이 분야에 응용된 정보학(Information Science)을 통합함으로써 새로운 학문체계에 맞는 학명이 필요하였고, 도서관학이라는 학명이 건물을 형태적으로 나타내는 관(館)자가 포함되어 학명으로서 부적합하다는 비판적 견해가 많아 1990년대에 들어와서 문헌정보학으로 개칭되었다.
도서관학이라는 용어는 독일어의 ‘Bibliotheks · Wissenschafts’, 영어의 ‘Library Science’에서 유래된 것으로, 1808년, 독일의 슈레팅거(Schrettinger, M. W.)가 그의 저서 『도서관학전교과시론 Versuch eines Vollstandigen Lehrbuchs der Bibliothek · Wissenschaft』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슈레팅거 당시의 도서관학의 개념은 도서관 정비의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도서관이나 도서관학에 대한 인식도 매우 낮았던 시대였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큰 발전을 하지 못했다.
도서관학이 하나의 학문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은 1887년 미국의 듀이(Dewey, M)에 의해 콜럼비아 대학에 도서관학과가 창설되면서부터이다. 그 후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도서관학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게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도서관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는 대학과 각종 전문단체 및 기관이 설립되었다. 당시의 도서관학의 개념은 도서의 보존과 서가상의 외형적 배가에 관심을 갖는 도서의 물리적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20세기에 들어와서 과학기술의 발달과 정보요구의 증대로 인하여 정보의 대량생산을 가져오게 되었고, 출판물이 급증함에 따라 도서관학은 대량의 정보 중 이용자가 요구하는 정보를 선택,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목록 작성 중심의 도서관 기술로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가 없었고, 증가하는 문헌에 대해 색인에 의한 운용 · 축적 · 검색에 관한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를 전통적인 도서관 활동이나 기술과는 별개로 도큐멘테이션(documentation) 활동이라 불렀다.
도큐멘테이션은 주로 과학자나 기술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자료들을 보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수집, 조직, 검색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활동과 원칙, 기술을 의미하고 있다. 그 후 도큐멘테이션은 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과학정보의 신속한 배포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컴퓨터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함으로 인하여 정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영역으로 흡수되었다.
정보학은 정보의 속성과 형태, 정보의 유통과 이용을 지배하는 요인을 탐구하고 정보에 대한 최적의 접근과 이용을 위하여 정보처리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 연구영역은 정보의 논리적, 수학적 구조와 속성, 정보활동의 일반적인 법칙과 방법뿐 아니라 정보의 발생, 수집, 조직, 축적, 검색, 배포 및 이용과정에 활용되는 정보처리기술이 포함된다. 이와 같은 광범위한 학문영역으로 인해 정보학은 수학, 논리학, 언어학, 심리학, 컴퓨터공학, 도서관학, 경영학 및 기타 다른 학문영역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학제적(interdisciplinary) 특성을 갖고 있는 학문이다.
기존 도서관학에 정보학이 융합되어 새로운 학문체계가 이루어졌음에도 종전처럼 도서관학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데는 공식적인 학명으로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다는 비판적 견해가 많아졌다. 따라서 도서관학의 명칭은 문헌정보학(Library and Information Science)으로 바뀌게 되었고, 오늘날 공식적인 학명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헌정보학은 단순히 문헌과 정보의 병립적 합성어가 아니라 도서관학과 정보학의 학문영역이 융합되어 새로운 학문분야로 탄생한 학문이다. 문헌과 관련된 모든 사실이나 현상을 논리적,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의 사회적 적용 가능성을 추구하는 사회현장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독자적 학문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헌정보학에 관한 교육은 1946년 4월에 설립된 국립조선도서관학교(國立朝鮮圖書館學校)가 그 효시이다. 이 학교는 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1년 단기과정의 도서관 실무교육을 실시하였으며, 본격적인 교육기관이라기보다는 실무 위주의 직업교육 기관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이 학교는 당시 유일한 도서관학 교육기관이었으며, 여기서 배출된 인재들이 후일 도서관학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이 학교의 중심인물은 당시 국립중앙도서관 부장관이었던 박봉석(朴奉石)이다. 그는 『조선십진분류법(朝鮮十進分類法)』과 『조선동서편목규칙(朝鮮東西編目規則)』의 역저를 남긴 초창기 도서관학자이며 도서관 개척자로서 후일 도서관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학교는 6 · 25전쟁으로 자연 폐교될 때까지 5회에 걸쳐 77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으다. 그 뒤 전후 도서관 재건을 위한 부족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도서관협회가 단기간 코스인 도서관사업 강습회를 개최하였으나 도서관 실무자를 효율적으로 양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문헌정보학이 본격적으로 연구되었던 시기는 연세대학교에서 도서관학과 학부 4년 과정과 대학원 석사과정, 그리고 부설기관 1년 과정의 도서관학당이 창설된 1957년부터이다. 이 시기 문헌정보학 교육은 미국의 교육원조의 영향을 받아 주로 외국인 강사에 의해서 실시되었으며, 교재내용과 참고도서도 미국 자료에 의존하게 되었다. 그 뒤 1959년 이화여자대학교, 1963년 중앙대학교, 1964년 성균관대학교에 도서관학과가 설치되어 도서관 전문직의 양성과 아울러 문헌정보학 연구가 활발히 전개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문헌정보학의 설립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던 것은 1974년 지방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경북대학교에 도서관학과가 설립된 이후이다. 그 뒤 1980년대에 크게 증가하여 1996년 현재에는 4년제 대학 32개, 2년제 전문대학 7개, 39개 학교에 설립되어 있으며, 대학원 석사과정이 20개 학교, 박사과정이 6개 학교에 개설되어 있다. 이밖에 1년 과정의 사서교육원이 3개 학교에 부설되어 있다.
문헌정보학과가 국내 대학에서 설립되기 시작한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문헌정보학 분야는 외국의 문헌정보학 교육 및 연구방법의 모방과 소개의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 점차 자성과 자각의 기풍이 싹트기 시작하여 우리나라의 도서관 문제를 연구하고, 문제 해결에 적합한 문헌정보학 연구방법을 개발하려는 경향이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경향으로 말미암아 1970년에 전국적 규모의 한국도서관학회(현재 한국문헌정보학회)의 상설을 시작으로 1974년에 도서관 · 정보학회, 1984년에 한국정보관리학회, 1985년에 한국서지학회가 설립되었으며, 이들 4개의 전국규모 학회를 통해 매년 수 백 편의 연구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이밖에도 각 대학의 문헌정보학과와 도서관에서 자체적으로 상당수의 연구지를 발간하고 있다.
학회지나 연구지의 논문뿐만 아니라 각 대학의 대학원에서 생산하고 있는 석 · 박사 학위 논문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이들 논문은 주로 문헌정보학과에서 나온 것이지만 상당량은 다른 학과에서 생산된 것으로, 이는 정보문화 사회에서 문헌정보학이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론화되고 실용화되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앞으로는 더욱 증가하고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문헌정보학 분야의 연구논문이나 학위논문에서 나타난 주제를 영역별로 분류해보면 도서관경영, 서지학, 분류 · 목록학, 도서관사, 독서지도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가운데 도서관 경영과 정보학 주제에 관한 논문의 수가 다른 주제보다 많이 발표되고 있다. 이 두 주제에 관한 논문이 다른 주제보다 많은 것은 주제영역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도서관경영 영역은 대학도서관, 공공도서관, 특수 · 전문도서관, 학교도서관 등 모든 도서관의 관리 · 운영에 관한 광범위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정보학 영역은 학제적 학문 특성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주제영역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분야에 관한 연구는 더욱 활발히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문헌정보학이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지 40년 동안 40여 개의 문헌정보학 교육기관과 4개의 전국규모의 학회, 각 대학의 연구회 등 외형적으로 학문의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성장기반이 만들어졌으며, 내면적으로도 연구논문의 수와 질 면에서 다른 학문에 손색이 없이 발전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문헌정보학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들이 가까운 장래에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문헌정보학과가 개설된 대학을 중심으로 문헌정보학 연구소의 설치가 필요하다. 현재 일부대학에서 연구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전문적이며 상설적인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미약할 뿐만 아니라 산학협동 차원에서 일선 도서관과의 협동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둘째, 문헌정보학의 학문체계 정립이 필요하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문헌정보학이라는 학명과 그 학문체계는 전통적인 도서관학에 정보학의 학문영역이 융합되어 만들어졌으나, 아직까지도 양 학문이 완전히 융합된 새로운 학문체계를 구체적으로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1990년대에 들어와 문헌정보학자들에 의해 논의되고 있는 한국적 문헌정보학의 방향 정립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