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106면. 작자의 세 번째 시집으로 1946년 4월 신문화연구소에서 간행하였다. 책머리에 자서(自序)로서 <머리○말>이 있고, 서시(序詩)로서 <모다들 돌아와 있고나> 외에 40편의 시를, 제1부에는 <우리들의 팔월(八月) 돌아가자> 등 8편, 제2부에는 <바다와 나비> 등 6편, 제3부에는 <바다> 등 23편, 제4부에는 <쥬피타 추방(追放)>, 제5부에는 <세계(世界)에 웨치노라> 와 같이 5부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
저자도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제2·3·4부에 모은 작품들은 모두 그의 시집 ≪기상도 氣象圖≫(1936)와 ≪태양(太陽)의 풍속(風俗)≫(1939) 이후 8·15 이전까지의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된 것들이고, 나머지 제1·5부에 편성된 작품들은 해방 후에 쓴 것들이다.
<지혜(知慧)에게 바치는 노래> 등 제1부의 시편들은 거의가 8·15해방의 감격을 노래한 것들이다. 제4부의 <쥬피타 추방>은 천재 시인 이상(李箱)의 죽음을 애도(哀悼)한 시이며, 제5부의 <세계에 웨치노라>는 당시의 정치적 혼란상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제3부의 수록시편 가운데서 <동방기행 東方紀行>은 10편의 시작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 김기림이 일본 동북제대(東北帝大) 유학 시절에 쓴 여행시편(旅行詩篇)들이다. 이들 가운데서 8·15해방 이후에 쓴 제1·5부의 시편들은 네 번째 시집 ≪새노래≫의 시편들과 그 경향을 같이하고 있다.
그리고 제2·3·4부의 시들은 8·15 이전의 작품들이나, ≪기상도≫까지의 전기 시들에 나타난 주지적 경향과는 달리, 정감(情感)과의 조화(調和)를 의도한 시적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의 장래>에서 김기림은 “지성과 정의(情意)의 세계를 가르는 것은 낡은 것”이라고 하여 지성과 정의(情意)를 통일한 전체적 인간이 바로 ‘시의 궁전’임을 역설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감정을 배제한 투명한 지성이란 쉽사리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지(知)와 정(情)이 합일된 전체 인간으로서 체득되는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대표할 수 있는 것으로 <바다와 나비>를 위시하여 <바다>·<못> 등 일련의 시작에 나타난 시적 경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