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1649년(인조 27년)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660㎝, 가로 420㎝.
초대형의 거대한 화면을 가득히 메운 이 불화는 괘불탱화(掛佛幀畫)로서 중앙에는 석가부처가 화면을 압도하게끔 큼직하게 그려져 있다. 현란한 키형 광배를 배경으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에 결가부좌(結跏趺坐)의 자세로 앉아 있다. 위엄에 넘친 석가불의 모습은 근엄한 얼굴, 당당한 상체 그리고 듬직한 하체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뾰족한 육계(肉髻), 큼직한 계주(髻珠), 작은 코와 입에 비하여 유난히 큼직한 눈, 물고기 모양의 도식적인 귀 등은 전형적인 당시 불상의 상호(相好) 특징이다.
우견편단(右肩偏袒)의 착의로 노출된 오른쪽 상체의 당당함과 상대적으로 수척한 팔, 대의(大衣)의 옷깃에 표현된 치밀한 꽃무늬와 발목의 연꽃잎 같은 옷깃 등은 역시 당시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부처의 무릎 아래에는 설법을 청하는 청문자(聽聞者)가 있다. 그리고 좌우 끝단에는 사천왕(四天王)이 2구씩 배치되었다. 불상의 두 무릎 주위로 문수(文殊)와 보현(普賢) 등 8대보살과 범천(梵天)과 제석천(帝釋天)이 둘러싸고 있다.
불상의 어깨 좌우로는 10대제자가 개성 있는 표정으로 묘사되었다. 그 좌우로 팔부중(八部衆)이 일렬종대로 배치되었는데 모두 투구를 쓰고 위엄에 찬 모습이다. 부처님의 머리 좌우와 위로는 화신불(化身佛)과 타방세계불(他方世界佛)들이 현란한 오색 구름에 감싸여 있다.
이처럼 대형의 화면이기 때문에 본존불을 압도적으로 크게 그렸다. 하지만 호위하는 무리, 보살 무리, 제자 무리, 청문 무리 등 일체 대중들까지도 모두 묘사되었을 뿐 아니라, 각 상(像)들은 제각기 개성 있는 상호와 독특한 제스처를 자유자재로 그려 내었다는 데 커다란 의의가 있지 않나 한다.
뛰어난 구도와 개성 있는 형태와 더불어 홍색과 녹색, 금색과 군청색 등 다양한 색채가 이루는 밝고 화려하며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채의 아름다움은 영산 회상(靈山會上)의 신비한 법열(法悅)의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