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유리 상자에 넣어 벽화 유물전 안에 따로 보관하고 있다. 모두 6폭인 벽 그림의 내용은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사천왕(四天王) 등의 호법신장(護法神將)들이다. 제석과 범천은 불교의 호법신 가운데 최고의 신이다. 그리고 사천왕은 이 두 천신(天神)에게 직접 통제되는 천왕(天王)이다.
제석과 범천은 풍만하거나 우아한 귀부인의 모습이다. 그리고 사천왕은 악귀를 밟고 서서 무섭게 노려보는 건장한 무장상이다. 위풍당당하거나 우아한 형태와 능숙한 필치 등에서 고려 불화 가운데서도 독특한 품격을 보여 주고 있다. 본래의 채색에 몇 번에 걸쳐 새로 덧칠한 것이 많아서 원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래도 고려 불화풍이 꽤 간직되어 있는 편이다.
원래 이 그림은 조사당 입구에서부터 사천왕과 제석천·범천의 순으로 배치되어 석굴암과 비슷한 구도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그 그림들은 불(佛) 대신 부석사 창건주이자 화엄종의 조사(祖師)인 의상조사(義湘祖師)를 외호(外護)하는 신장들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조사당의 의상조사는 부처님과 동격으로 존숭되었다. 이것은 화엄종의 수사찰(首寺刹)에서 신라 화엄종의 초대 조사에 대한 존숭의 정도가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알려 주는 좋은 예이다. 이것은 조사당이 본법당(本法堂)보다 높은 데 위치하게 한 것과 함께 화엄종에서는 초대 조사를 부처님보다 오히려 더 받들어 모셨던 것을 시사하는 중요한 회화 자료이다.
양식적으로는 12세기 내지 13세기의 불화 양식과 근사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벽화로서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고려시대 회화사상 가장 중요한 대표작의 하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