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섭사(四攝事), 또는 사섭(四攝)이라고도 한다. 네 가지의 섭사는 보시섭(布施攝) · 애어섭(愛語攝) · 이행섭(利行攝) · 동사섭(同事攝)을 말한다.
보시섭은 중생이 재물을 구하거나 진리를 구할 때 힘닿는 대로 베풀어 주어서 중생으로 하여금 친애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여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다. 애어섭은 중생을 불교의 진리 속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여 친애하는 정을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 보살은 온화한 얼굴과 부드러운 말로 중생을 대한다.
이행섭은 몸과 말과 생각으로 중생들을 위하여 이익되고 보람된 선행(善行)을 베풀어서 그들로 하여금 도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동사섭은 보살이 중생과 일심동체가 되어 고락을 함께 하고 화복을 같이하면서 그들을 깨우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적극적인 실천행이다.
이 동사섭은 보살의 동체대비심(同體大悲心)에 근거를 둔 것으로, 함께 일하고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그들을 자연스럽게 교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동사섭은 사섭법 가운데 가장 지고한 행이다. 보시 · 애어 · 이행은 처해진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것이지만 동사섭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동사섭을 행한 대표적인 고승으로는 혜숙(惠宿) · 혜공(惠空) · 대안(大安) · 원효(元曉) · 언기(彦機) 등을 꼽을 수 있다. 혜숙은 국선(國仙) 구참공(瞿旵公)의 그릇된 사냥을 막기 위하여 다리의 살을 베기도 하였고, 여자의 침상에서 누워 자기도 하였다. 혜공은 천진공(天眞空)의 병을 고치는 한편, 언제나 거리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변방의 사람들에게 불교를 전파하였으며, 대안은 거리를 다니면서 모든 사람에게 크게 편안하라고 축원하였으므로 ‘대안’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들 세 고승의 다음 시대에 활약하였던 신라의 원효는 거지 · 땅꾼 등의 소외받는 계층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을 교화함은 물론, 무애가(無㝵歌)를 부르고 무애무(無㝵舞)를 추면서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불교의 참된 가르침을 심어주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조선 중기의 고승 언기는 오도(悟道)한 뒤 양치기를 하면서 동물들과 하나가 되는 수행을 닦았고, 대동강 가에서 거지와 고아들을 모아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을 교화하여 당시 평양에는 거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이밖에 많은 고승들이 사섭법에 입각하고 중생들에게 불교를 심어주기 위하여 노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