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천주(侍天主)를 기본으로 삼아, 하느님을 모시는 주체로서의 나 자신이 하느님을 믿지 못하거나 성실하지 못하면 진정 하느님을 모실 수 없다는 뜻이다.
동학 개조 최제우(崔濟愚)은 “우리 도가 비록 넓되 이를 요약하면 많은 말과 뜻을 쓸 것이 아니라 별로 다른 도리가 없고 정성 · 공경 · 믿음의 세 글자이다.”라고 하여 성경신 3자를 ‘시천주’의 기본자세로서 거듭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천주라 함은 이미 자신의 몸에 섬기고 있는 하느님 조화의 참된[誠] 마음을 삼가 지켜 공경하고[敬] 믿는[信]데서 그 기운을 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최제우는 “한번 치제(致祭)함은 영시(永侍)의 중한 맹서요, 일만 가지 의혹을 깨뜨려버림은 정성을 지키는 연고이다.”라고 하면서, 『중용』과 『대학』의 기본되는 가르침 역시 이 정성과 공경을 벗어나지 않음을 밝혔다. 그리고 성과 경을 지켜야 시천주의 창조적인 참여[造化定]가 가능하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동학의 제2대 교주 최시형(崔時亨)은 “덕(德)이란 정성과 공경을 다하여 나의 도(道)를 행함이니, 사람의 돌아갈 바는 덕이 있는 곳이다.”라고 밝힌 다음, “정성은 심(心)의 주(主)요 사(事)의 체(體)니, 마음을 닦아 일을 행함에 정성이 아니면 이룩될 것이 없다. 공경은 도의 주(主)요 신(身)의 용(用)이니, 도를 닦아 행신함을 오직 공경으로써 일을 좇을지니라.”라고 하여 성경신을 통하여 성인(聖人)이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최시형은 경심(敬心, 敬天) · 경인(敬人) · 경물(敬物)의 삼경(三敬)을 다한 후에 공경하지 아니함이 없는 ‘무불경지경(無不敬之敬)’의 경애(敬涯)에 이르게 된다고 하였다. 또한 최시형은 믿음에 대해서도 “인의예지(仁義禮智)도 믿음이 아니면 행하지 못하고, 금목수화(金木水火)도 흙이 아니면 이루지 못하나니, 사람에게 믿음 있음이 오행에 흙이 있음과 같으니라. 억천만사가 도시 믿음 한 글자에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정성 · 공경 · 믿음을 시천주의 기본자세로서 역설함은 손병희(孫秉熙)도 다를 바가 없다. 그는 “하늘은 심의를 형체에 붙여서 임의로 사용함이 밝은지라. 모실 시자(侍字)에 어찌 공경이 없으며 어찌 믿음이 없으리요. 오직 시천주의 세 글자로써 하느님 조화의 밝은 덕(德)에 합한다.”라고 단언하였다.
이와 같이, 동학에 있어서의 정성 · 공경 · 믿음은 곧 시천주의 기본자세이며, 따라서 이 모심[侍]을 떠난 성 · 경 · 신은 있을 수 없고, 또한 이 시천주를 떠나면 무궁한 천지조화의 그 밝고 밝은 덕에 합하는 합기덕(合其德)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