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삼베 바탕에 채색. 세로 998㎝, 가로 723.2㎝. 화원인 광흠(廣欽), 홍특(弘特), 각환(覺環)이 1702년(숙종 28)에 제작하였다. 1934년에 수리가 이루어졌다. ‘영산회괘불탱(靈山會掛佛幀)’의 명칭이 있는 이 괘불탱은 정면향의 석가삼존불 입상을 화면에 채우고 남은 공간인 본존의 두광 주위에 다보불·아미타불, 가섭존자·아난존자를 측면향으로 조그맣게 그렸다. 17세기 군도식 영산회괘불탱에서 간략화된 도상 및 존상은 천신이 1700년에 제작한 내소사 영산회괘불탱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러한 도상은 당시 전라도와 경상도의 저명한 화원인 의겸에 의해 5점의 괘불탱으로 조성되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제작되었다.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우견편단(右肩偏袒)의 석가불은 오른손은 내리고 왼손은 가슴에 두어 엄지와 중지를 맞대었다. 건장한 둥근 어깨, 눈과 눈썹사이의 간격이 넓고 입이 작은 엄숙한 얼굴, 높은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 두광 내의 꽃문양, 보관 및 옷에 장식된 도안화된 문양 등에서 18세기를 전후한 시기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보살상은 꽃과 화염문으로 장엄된 보관(寶冠)을 썼는데, 여의(如意)를 든 문수보살과 연봉오리 줄기를 든 보현보살이다. 목걸이에 새겨진 만(卍)자와 연꽃문양이 강조되었다.
석가불의 두광(頭光 :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 좌우에 합장한 다보불과 아미타불은 투명한 흑사(黑絲)와 같은 원형 두광을 지니고 있다. 깎은 머리의 노비구(老比丘)인 가섭과 젊은 승려인 아난존자는 후대에 가채(加彩)된 녹색 두광을 갖추고 있다.
중앙계주(中央髻珠)와 육계 위의 정상계주(頂上髻珠)로 장식한 머리 모양을 가진 석가불은 가로와 세로로 교차하는 넓은 줄무늬가 있는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를 입었다. 불보살의 옷 문양,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의 꽃문양, 봉황이 장식된 보관, 만(卍)자와 연꽃이 새겨진 목걸이 등이 화려하다. 적색과 녹색이 주조색이며 옅은 갈색, 흰색, 감색 등 중간색이 많이 사용된 밝은 화면에 금채(金彩)가 돋보인다.
간략화된 표현의 영산회괘불탱은 화면에 존상의 명칭을 기입했던 천신의 내소사 영산회괘불탱(1700년)에서 시작되어 광흠이 그린 이 안정사 괘불탱에서 정형화되었으며 이후 의겸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작(1722년 청곡사, 1728년 안국사, 1730년 운흥사, 1745년 다보사, 1749년 개암사)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