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과 ()

조선시대사
제도
조선시대, 통역관을 선발하는 잡과(雜科) 시험 중 하나.
제도/법령·제도
시행 시기
조선 전기
폐지 시기
1894년
시행처
예조|사역원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조선시대 통역관을 선발하는 잡과 시험 중 하나이다. 역과에는 한학, 몽학, 왜학, 여진학 등 4개 전공이 있는데, 병자호란 이후 여진학이 청학으로 변경되었다. 역과는 식년시와 나라에 경축할 일이 있을 때에 치르는 증광시에서 치러졌다. 역과는 초시와 회시 2단계로 이루어졌고, 시험 과목은 전공에 따라 다르다. 한어는 고강(考講), 사자(寫字), 역어(譯語)를, 나머지 3개 전공은 사자와 역어만 치렀다. 합격 정원은 한학 13인, 몽학·왜학·여진학(청학)은 각 2인으로 총 19인인데, 대증광시에서는 각 전공당 2인씩을 더 선발했다.

목차
정의
조선시대, 통역관을 선발하는 잡과(雜科) 시험 중 하나.
내용

내용 한학(漢學) · 몽학(蒙學) · 여진학(女眞學) · 왜학(倭學) 등의 4분야로 나누어져 있었다. 한학은 대명외교(對明外交)의 중요성 때문에 조선 초기부터 실시되었으나, 몽학은 1419년(세종 1), 왜학은 1441년(세종 23), 여진학은 1451년(문종 1)부터 실시되었다. 역과는 다른 잡과와 마찬가지로 식년시증광시에만 설행되었고, 초시복시 2단계로 실시되었다. 초시는 상식년(上式年) 가을에 사역원(司譯院)에서 실시하였는데, 한학의 경우 황해도와 평안도에서 향시도 치러졌다. 복시는 사역원예조와 함께 행하였으며 그 시취액수(試取額數)는 〈표〉와 같다.

분야 초시 복시
한학 중앙 23 13
황해 7
평안 15
몽학 4 2
왜학 4 2
여진학 4 2
57 19
〈표〉 역과의 시취액수

다만 증광시의 경우 날의 경사가 커서 대증광시로 할 경우, 한학 등 사학(四學)의 정원을 각 2인씩 더 선발하였다.
초시의 시험 과목은 한학의 경우 사서(四書)를 임문고강(臨文考講)시키고, 『노걸대(老乞大)』 · 『박통사(朴通事)』 · 『직해소학(直解小學)』을 배강(背講)시켰으며, 『경국대전(經國大典)』을 한어(漢語)로 번역하게 하였다.

복시의 시험 과목도 초시와 대체로 같았으나, 오경(五經) · 『소미통감(少微通鑑)』 · 『송원절요(宋元節要)』 중에서 시험 과목을 택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몽학 · 왜학 · 여진학에는 강서시험(講書試驗)은 없고, 따로 전문서를 사자(寫字)하거나 『경국대전』을 번역시켰다.

몽학의 경우 사자하는 데 사용되던 책들은 『왕가한(王可汗)』 · 『수성사감(守成事鑑)』 · 『어사잠(御史箴)』 · 『고난가둔(高難加屯)』 · 『황도대훈(皇都大訓)』 · 『노걸대』 · 『공부자(孔夫子)』 · 『첩월진(帖月眞)』 · 『토고안(吐高安)』 · 『백안파두(伯顔派豆)』 · 『대루원기(待漏院記)』 · 『정관정요(貞觀政要)』 · 『속팔실(速八實)』 · 『장기(章記)』 · 『하적후라(何赤厚羅)』 · 『거리라(巨里羅)』 등이었다.

왜학의 경우는 『이로파(伊路波)』 · 『소식(消息)』 · 『서격(書格)』 · 『노걸대』 · 『동자교(童子敎)』 · 『잡어(雜語)』 · 『본초(本草)』 · 『의논(議論)』 · 『통신(通信)』 · 『구양물어(鳩養物語)』 · 『정훈왕래(庭訓往來)』 · 『응영기(應永記)』 · 『잡필(雜筆)』 · 『부사(富士)』 등이었다.

여진학의 경우는 『천자(千字)』 · 『천병서(天兵書)』 · 『소아론(小兒論)』 · 『삼세아(三歲兒)』 · 『자시위(自侍衛)』 · 『팔세아(八歲兒)』 · 『거화(去化)』 · 『칠세아(七歲兒)』 · 『구난(仇難)』 · 『십이제국(十二諸國)』 · 『귀수(貴愁)』 · 『오자(吳子)』 · 『손자(孫子)』 · 『태공상서(太公尙書)』 등이었다.

각 과목은 성적에 따라 통(通) · 약(略) · 조(粗)로 채점해 통은 2분(分), 약은 1분, 조는 반분으로 계산, 분수가 많은 사람을 뽑았다. 합격자에게는 예조인(禮曹印)을 찍은 백패(白牌)를 주었다.

역과 합격자는 일단 사역원의 권지(權知)로 배속되었다. 1등은 종7품계를, 2등은 8품계를, 3등은 종9품계를 주되 이미 품계를 가진 자에게는 그 품계에서 1계를 올려 주고, 올린 품계가 받아야 할 품계와 같을 경우에는 1계를 더 올려 주었다.

변천 사항

조선 후기 역과의 설행 시기와 정원은 변함이 없었으나, 한학, 몽학, 왜학, 여진학 등 사학(四學)과 시험 과목에는 변화가 있었다. 17세기 병자호란 후 여진학 대신 청학(淸學)이 사학에 포함되고, 차례도 한학, 청학, 몽학, 왜학 순으로 변화되었다. 시험 과목은 적어졌으나, 새로운 책으로 바뀌기도 하였다.

한어의 경우 강경 과목에 『직해소학』 대신 『오륜전비(伍倫全備)』가 포함되었다. 사자 시험에서 몽학의 경우는 『경국대전』에 16과목이었으나, 후기에는 그중에서 『노걸대』만 남겨 두고 모두 폐지했다. 그 대신 『첩해몽어(捷解夢語)』를 사용한다고 『속대전』에 수록되었는데, 고종 때에 편찬된 『대전회통』에는 『몽어유해(夢語類解)』로 또다시 바뀌었다. 왜어의 경우에는 『경국대전』에 수록된 모든 서적은 폐지하고 『첩해신어(捷解新語)』만을, 여진학은 폐지되고 청학으로 바뀌었지만 시험 과목은 『경국대전』에 여진학에 수록된 『팔세아』 · 『소아론』에다 『노걸대』 · 『삼역총해(三譯總解)』가 첨가되었다.

참고문헌

원전

『경국대전(經國大典)』
『대전회통(大典會通)』

단행본

이남희, 『조선후기 잡과 중인 연구』(이회문화사, 1999)
원창애, 박현순, 송만오, 심승구, 이남희, 정해은. 『조선 시대 과거 제도 사전』(성남: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2014)

논문

이남희. 「조선시대 잡과방목의 전산화와 중인 연구」(『조선시대의 과거와 벼슬』. 서울: 집문당, 2003)
이성무, 「조선초기의 기술관과 그 지위」(『류홍렬박사화갑기념논총』, 1971)
조좌호, 「학제와 과거제」(『한국사』 10, 국사편찬위원회, 1974)
관련 미디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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