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이나 행적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일명(逸名) 화가이다. 그는 취전(醉癲)이라는 아호(雅號)처럼 세상사에 적응하려 하지 않고, 술에 취하여 광란하며 지낸 인물로 여겨진다.
그의 화명(畵名)이 밝혀지게 된 것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지두산수화(指頭山水畵)」에서 비롯되었다. “소 등에 가로타고 귀가하는 목동, 곡조도 없이 멋대로 젓대를 불어 제끼네(牧童歸去橫牛背 短笛無腔信口吹).”라는 칠언시의 화제(畵題)를 적은 「지두산수도」는 화면이 어수선하기는 하지만 호방한 맛을 풍겨준다. 최북(崔北) 화풍의 영향도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