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선생출사전」은 유비를 도왔던 중국 촉한의 재상 제갈량과 그의 아내였던 황 부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중국 소설 「삼국지통속연의」(일명 「삼국지」)가 유행하면서 중국에도 없는 작품이 새로 생긴 사례이다. 원작에는 제갈량의 아내로 황 부인이 등장하지 않지만, 조선에서는 황 부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새로운 소설을 창조했다. 그리고 이때 황 부인은 남편보다 지혜롭고 영웅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로 설정했다. 이 작품은 중국 소설이 전래되고 유입된 뒤로, 국내에서 재창작 및 변용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이 작품은 제갈량이 아내를 얻기까지의 과정과 내용, 제갈량이 유비를 만나는 과정과 내용으로 되어 있다. 먼저 앞부분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 한나라 때 이름난 선비였던 황 공(黃公)은 슬하에 딸 하나만 두었다. 딸은 용모가 흉측해서 나이가 먹도록 배필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인이 꿈에 나타나 딸의 얼굴을 그려서 가마에 걸어놓고 외가에 가면 반드시 배필을 만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한편, 남양 땅에는 재주와 덕행이 뛰어난 제갈량이란 선비가 있었는데, 그는 밤낮으로 공부하다가 세월을 보내고 혼기를 놓친 처지였다. 그러던 제갈량에게 어느 날 밤에 노인이 꿈에 나타나 얼굴이 그려진 가마를 타고 오는 여인과 혼인을 하면 좋다는 꿈을 꾸게 된다. 때마침 제갈량은 가마를 보고 거기에 탄 여자와 혼인을 한다. 혼인한 날에 아내를 처음 보았는데 아내의 용모가 흉측했다. 하지만 함께 혼례를 치루고 밤을 지내고 난 뒤에 아내의 모습을 보니 아름다운 용모로 바뀌었다. 이후 아내는 남편이 공부하여 출사할 수 있도록 지극 정성으로 뒷바라지를 한다.
다음 뒷부분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비는 관우 · 장비와 도원결의를 맺고 이후부터 나라를 세우고 나라에 필요한 인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때 남양 땅에 제갈량이라는 뛰어난 선비가 있음을 듣게 된다. 이에 세 사람은 제갈량의 집을 찾게 된다. 유비를 만난 제갈량은 출사를 권하지만 그는 세 번이나 출사를 거절한다. 이때 황 부인이 유비를 도와야만 천하에 이름을 얻고, 한(漢)나라 황실의 전통을 세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에 제갈량은 유비에게 귀의하고 장비, 관우와 함께 한나라를 세우고 소열황제(昭烈皇帝)인 유비에게 충성을 다하게 된다.
「와룡선생출사전」은 조선에서 중국 소설 「삼국지통속연의」(「삼국지」)가 유행하자, 중국에도 없는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진 특이한 사례이다. 주목할 점은 소설에서 등장하는 제갈량의 아내 황 부인의 형상과 역할이다. 먼저 추녀(醜女)인 황 부인이 시간이 지나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하고, 남편보다 뛰어난 재주를 지니고 있으며, 국가가 전란에 빠졌을 때 등장하여 영웅적인 활약을 한다는 설정은 고소설 「박씨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씨전」은 작품의 성격상 여성 영웅소설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고소설을 즐기고 향유하는 여성 독자층이 늘어나자 이들의 취향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와룡선생출사전」은 중국 소설의 전래와 유입에 따라 국내에서 원전의 재창작 및 변용을 보여준다는 점, 그리고 여성 독자층의 확대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여성 영웅소설의 등장과 긴밀한 관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