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미행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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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문학
작품
왕이 평복으로 변장하고 민간에 다니면서 능력 있고 선량한 사람을 발천(發闡)하게 하는 내용의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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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왕이 평복으로 변장하고 민간에 다니면서 능력 있고 선량한 사람을 발천(發闡)하게 하는 내용의 설화.
내용

미행하는 왕은 세종·효종·숙종·정조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숙종이 압도적으로 많이 등장한다.

이 설화에는 가난한 선비를 발천하는 내용의 「무와지탄(無蛙之歎)이야기」와 「빙빙이연자이야기」가 있으며, 효부설화로 「상가승무노인곡(喪家僧舞老人哭)」이 있고, 복이 없어 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행해지는 「복없는 선비」가 있다. 또한, 왕이 왕림할 것을 미리 알고 집터를 정하여 기다리는 명풍설화(名風說話)도 있다. 「무와지탄설화」는 동물 우화를 수용하고 있으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왕이 미행하다가 한 가난한 선비 집에 들러 ‘무와지탄’이라고 써 놓은 글귀를 보고 그 뜻을 묻는다. 이에 선비는 꾀꼬리와 따오기가 솔개에게 가서 노래 심판을 받을 적에 따오기로부터 개구리를 뇌물로 받아먹은 솔개가 꾀꼬리의 소리를 간사하다고 혹평하고 따오기의 소리를 점잖다고 좋게 평한 예화를 들면서, 뇌물이 없어서 출세를 못한다는 뜻임을 말하여 준다. 왕은 선비에게 과거를 볼 것을 권하고 과제를 알려 주어 급제시킨다.

「빙빙이연자설화」는 이 설화와 복합된 것으로, 과제를 ‘솔개 연(鳶)’자로 가르쳐 주었으나 선비가 과장에서 정답을 잊어버리고 ‘빙빙이 연자’로 답하여 낙방되었는데, 다시 솔개 연자라는 정답이 생각나서 다른 선비에게 이 답을 가르쳐 주었더니 그 선비가 과장에서 서울말로는 솔개 연자라 하고 지방 방언으로는 빙빙이 연자라 한다고 답하여 모두 급제하였다는 이야기이다.

효부설화로 알려진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왕이 미행을 하다가 한 상가에서 여자 중은 춤을 추고 노인은 통곡하는 광경을 보고 그 집에 들어가 사정을 물었다. 노인이 말하기를, 자기 마누라가 죽고 자기의 생일이 되었는데, 집안이 극빈하여 생일을 차릴 수가 없자 며느리가 머리를 잘라 팔아 생일상을 차려 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며느리의 효행에 감동하여 울자, 며느리는 시아버지의 마음을 기쁘게 하여 드리려고 춤을 추었다고 하였다. 이 사연을 들은 왕은 크게 감동하여 즉시 그 집에 효부정문을 세우고 표창하여 구제하였다.

「복없는 선비설화」는 다음과 같다. 왕이 미행하다가 한 집에 들러 유숙하게 되었는데, 그 집은 몹시 가난하였으나 손님 접대를 극진히 하였다. 그래서 벼슬을 주려고 학식을 시험하여 보았으나 워낙 실력이 없어 떠나오면서 오금(烏金) 덩이를 방 안으로 던져 넣었다. 그 뒤 부자가 되어 잘살 줄 알고 소식을 탐문하여 보니, 뜻밖에 왕이 던진 금덩이에 그 집 주인이 맞아 죽고 오금은 재수 없는 물건이라고 내다 버렸다는 사연이었다.

이 밖에도 「숙종이 만난 명풍수」라는 이야기가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숙종이 미행하다가 장사 지내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숙종도 풍수지리를 아는지라, 장지에 가서 묫자리를 보니 천하의 못쓸 곳이기에 돈을 주며 다른 곳으로 옮겨 쓰라고 한 뒤, 묘지를 잡아 준 풍수를 찾아갔다. 그 풍수는 매우 가난하게 살고 있었는데, 왜 그처럼 나쁜 곳에 묘지를 정하여 주었느냐는 숙종의 질문에, 그 묘지는 오늘 오시 이전에 돈이 생기고 더 좋은 묘터가 지시될 자리라고 하였다. 어이가 없어진 숙종이 그처럼 잘 알면서 왜 이렇게 누추한 곳에서 가난하게 사느냐고 묻자 그 풍수는 이 집터는 임금이 왕림할 어림지지(御臨之地)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이상의 「왕미행설화」의 특징은 왕이 미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가난하지만 착한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가난하면서도 선량한 마음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는 발복(發福)한다는 민중의 사고가 반영되어 있다. 또한, 신분을 감춘 절대권자가 백성의 삶 속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우스운 사건 또한 이 설화의 주요 흥미요소이다.

참고문헌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집필자
서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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