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24㎝, 가로 180㎝. 1709년(숙종 35) 작.
첫 번째 도솔내의상(兜率來儀相)부터 여덟 번째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에 이르기까지 팔상도의 전 장면이 4폭에 온전하게 남아 있다. 이 작품은 현재 조사된 팔상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인 1709년(숙종 35)에 제작되었으며 작품 자체도 수작이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팔상도이다.
우선 이 팔상도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장면이 단순화되고 인물 구성이 간소화되었다는 점이다. 가령 도솔내의상에서 보듯이 상하 2단으로 나누어 상단에는 구름 속의 주악천녀(奏樂天女)에 싸여서 코끼리를 타고 마야부인의 꿈속으로 내려오는 호명보살(護明菩薩) 일행만 보인다. 그리고 하단에는 궁전 누각 위에 시녀 한 명만 데리고 잠을 즐기는 마야부인 일행만 배치되었을 뿐, 지극히 간략화되고 단순화된 구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단순한 구도는 팔상도 각 폭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둘째로 단순화된 구도에 따라 인물이나 기타 대상물들이 모두 큼직하게 묘사되었는데, 인물들의 원만하고 개성있는 형태와 활달한 선묘는 17세기 불화의 영향이 강하다. 17세기 불화의 영향은 밝고 선명한 색상과 다채로운 채색에서도 분명히 나타나 있다.
또한 날카로운 산과 바위의 표현에서 정선(鄭敾)의 화풍을 찾을 수 있으며, 말 같은 동물이나 건물, 수목 등의 표현에서도당시 회화의 특징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