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에 1900년 최익현(崔益鉉)이 쓴 서문이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 필사된 것으로 보인다. 발문을 쓴 증손 최현식(崔鉉軾)에 따르면 시집의 경우 최현식의 할아버지인 대우헌(大愚軒)과 자신이 필사한 것 두 질이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필사자는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일 것이다.
최기영의 시는 이외에도 『용암일고(龍庵逸稿)』·『용암만화(龍庵晩話)』·『용암유고』·『조고용암시집(祖考龍庵詩集)』 등이 있다. 모두 1책으로 되어 있다. 『용암일고』는 『용암시집』에서 빠진 시와 대우헌의 유고를 합하여 1책으로 엮은 것이며, 『용암만화』와 『용암유고』는 『용암시집』의 뒷부분만 필사한 것이다. 『조고용암시집』은 2책을 1책으로 합본하여 필사한 것이다.
2권 2책. 필사본. 영남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용암시집』에는 약 370수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대부분이 서경시이다. 연구시와 배율(排律)이 특히 많다. 대부분이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지은 기행시로서 「태백산기행」·「송도기행」·「서유기행(西遊紀行)」·「동해기행」·「남유기행(南遊紀行)」·「동래기행」·「관동기행」 등의 지역별로 묶어 배열하였다.
「태백산기행」에는 안동·예천·영주 등지를 유람하며 유명한 절과 산, 정자 등을 읊은 시가 많다. 기행의 일정을 산문으로 적어 놓아 그곳의 사정을 잘 알 수 있다. 내용은 산간주민들의 생활모습, 풍속, 고을 관리들의 모습 등의 다양한 소재들이 박물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송도기행」은 선죽교·만월대·화석정(花石亭) 등의 고려의 역사적 유물을 유람하며 느낀 감회를 적고 있다. 다른 곳에서도 그곳의 명승 유적을 둘러보며 느낀 감상을 노래하였다. 특히, 오언장편 가운데에 뛰어난 작품이 많다.
「관동기행」은 전체 시집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한양에서 출발하여 철원·통천·고성 등지를 거쳐 금강산에 이르는 왕복 2,800여 리의 여정을 도중에서의 많은 일화와 명승을 지방마다의 풍속에 얹어 그림같이 묘사하였다.
『용암시집』의 기행시는 단순한 서경에 그치지 않고 국토 산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리고 문학적 자료로서만이 아니라 당시 여러 지역의 풍속과 풍물,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