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높이 110㎝. 1981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2024년 8월 22일 국가유산 보물로 승격되었다.
『범우고(梵宇攷)』에 이르기를 은적사는 현의 북쪽 15리에 있으며 약사전에 철불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1883년에 작성된 「은적사사적기(隱蹟寺事蹟記)」에 철불에 대한 기록이 간략히 나온다.
은적사 철불은 하체 부분이 파손되었으나 다행히 상호(相好 : 부처의 몸에 갖추어진 훌륭한 용모와 형상)에서 복부까지는 비교적 원형을 잃지 않고 잘 남아 있다. 파손된 부분은 최근에 나무로 복원하였으나 비례가 맞지 않다.
상호는 대체적으로 원만상이나 양쪽 볼에 살이 약간 빠져 있어 자비스러운 인상은 약하다. 머리는 나발(螺髮 : 부처의 머리카락. 소라 껍데기처럼 틀어 말린 모양)이며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는 작고 낮아 머리와 구분하기 어렵다.
이마는 좁으며 중앙에 백호(白毫 : 부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가 있다. 눈은 반개하여 거의 일자형을 이루고 있다. 호형의 눈썹이 눈 밑 부분까지 내려와 특이하다. 콧날은 오뚝하다. 턱 밑에는 1조선의 음각선이 있으며 목에는 삼도가 있다.
양쪽 귀는 길게 늘어져서 어깨에 거의 닿고 있으며 귓불 부분이 금동불처럼 관통되어 있다.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는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이다. 오른쪽 어깨에서 복부로 내려간 의문(衣文 : 옷자락 무늬)은 거의 수직을 이루고 왼쪽 어깨에서 내려간 의문은 직선을 이루다가 복부에서 사선이 되어 오른쪽으로 흐른다.
겨드랑이 의문은 U자형의 3선이 반복되어 있다. 승각기는 가슴 위까지 올라와 있는데 일직선으로 평행을 이루며 띠 매듭이 없는 형식으로 보림사철불과 일치하고 있다. 수인은 지권인을 결하고 있다.
통례와는 반대로 왼손이 위로 올라가 오른손의 집게손가락 첫째 마디를 잡고 있다. 이 불상은 양쪽 어깨가 당당하며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단아한 상호를 보이는 통일신라 양식을 보여 주고 있다.
구전에 의하면 은적사는 백제시대에 창건된 절로서 강진의 무위사 및 해남의 미황사 · 대흥사 등의 큰집이라고 하는데 확인하기 어렵다. 또한 이곳 바로 옆 계곡에 다보사(多寶寺)라는 큰 가람이 있어 은적사가 이 절의 부속 암자이었으나 정유재란 때 전소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