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이재강의 아들 이능렬(李能烈)과 삼종손 이휘구(李徽久)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김하용(金夏容)의 서문, 권말에 이기희(李紀曦)·이능겸(李能謙)의 발문이 있다.
2권 1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과 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에 시 177수, 권2에 서(書) 2편, 잡저 2편, 기(記) 7편, 제문 19편, 애사 3편, 부록으로 유사·행장·묘지명 각 1편, 지(識) 2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의 「차탕곡애일당십이제운(次湯谷愛日堂十二題韻)」 중 「치령망석(鵄嶺望石)」이라는 작품은 신라말 박제상(朴堤上)이 일본으로 떠난 뒤 그를 기다리던 부인이 끝내 망부석이 된 애절한 사연을 묘사한 것이다. 「문신사지일본유감(聞信使之日本有感)」과 같은 작품은 저자의 역사의식을 살펴볼 수 있는 시이다. 그밖에 아홉 가지 꽃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차정문서구경시(次鄭文瑞九逕詩)」, 황종(黃鍾)·대려(大呂) 등 12음률을 소재로 지은 「차길만파추흥십이율(次吉晩坡秋興十二律)」 등 재미있는 작품이 있다.
산문으로 「물용와기(勿用窩記)」는 자신의 당호(堂號)를 짓게 된 유래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삶의 자세를 나타낸 것이며, 「운초설(耘草說)」은 정원에 돋아난 잡초를 제거하면서 생물의 생사 이치를 비유와 상징적 수법으로 지은 작품이다. 「수헌기(睡軒記)」와 「시정기(枾亭記)」는 모두 꿈을 빌려 자신의 생애를 묘사한 희화적(戱畵的) 작품이다.
「수헌기」는 한유(韓愈)의 「송궁문(送窮文)」, 양웅(揚雄)의 「축빈부(逐貧賦)」, 이규보(李奎報)의 「구시마문(驅詩魔文)」 등을 모방하여 지은 것으로, 칠순이 되어 문방사우를 멀리하는 까닭에 꿈에 수마(睡魔)가 나타나 영원히 잠재우려고 한다는 내용의 자성적인 글이다. 「시정기」는 집에 있는 감나무의 그늘이 휴식 장소로 적당하지 못하여 다른 곳을 찾았더니 꿈에 노인이 나타나서 질책하였다는 내용으로서, 노인은 목제(木帝)의 아들로 불우한 세상을 만나 포부를 펴지 못한 인물임을 비유하여 저자 자신이 세상에 용납되지 못한 것을 은유하여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