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사지 불상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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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삼국시대 백제의 불상. 불상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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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서울특별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삼국시대 백제의 불상. 불상군.
내용

국립중앙박물관·국립부여박물관·충남대학교박물관 소장. 1979년에서 1980년에 걸쳐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정림사지를 발굴할 때 불상과 보살상·인물상[陶俑] 등이 다량 발견되었는데, 재료는 활석(滑石)과 진흙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불상들의 특징은 군수리 출토 불상들과 여러 면에서 친연성이 강하고, 고구려 원오리 출토 소조불상과도 특히 유사한 550년경의 양식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우리 나라의 초기 조각사 연구에 가장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대부분의 상들은 흙으로 구워 만든 소조상이지만 납석제삼존불이 1구 출토되었는데, 이 불상 또한 당시의 조각 양식을 여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

삼존불은 가슴 부분 이상이 잘려진 불완전한 것이다. 하지만 하체나 대좌 등을 복원할 수 있기 때문에 불상 양식을 연구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본존불은 연화좌 위에 서 있는 상으로 두꺼운 옷 속에 감추어진 신체는 비교적 당당하다. U자형의 옷주름 선은 선각적(線刻的)인 표현을 하였다.

불의(佛衣)의 끝은 V자형으로 뾰족하고 양끝이 Ω자형을 이루는 변화를 보여 준다. 좌우 신체를 따라 내려간 자락은 지그재그의 옷주름을 형성하다가 끝이 새 날개처럼 마무리되었다. 아래에는 하내의(下內衣)를 걸쳤으며, 이것 역시 발목 부근에서 Ω자형 주름과 부드러운 곡선 주름을 이루고 있다. 대좌는 둥근 연화좌로서, 복련(覆蓮 : 아래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은 소박하고 힘찬 초기 연꽃무늬를 보여 준다.

이러한 신체나 옷주름의 특징은 고구려의 금동신묘명삼존불입상(국보, 1962년 지정), 황룡사지(皇龍寺址)출토 금동불입상과도 비슷하다. 그리고 같은 백제 작품인 보원사(普願寺) 금동불입상과 상통하는 양식이다.

협시보살은 두 손을 가슴에서 맞잡아 보주(寶珠)를 감싸고 있는 자세로서, 이런 모습은 같이 출토된 소조보살상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백제 보살상에서 이러한 형식이 주로 많은 것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신체의 굴곡이나 옷주름도 부드럽지만 상의(裳衣 : 치마)는 세로선으로 표현하고 3겹 주름의 Ⅹ자형 천의(天衣) 등의 묘사는 6세기 중엽 내지 후기의 보살상, 가령 원오리 소조보살상과 상통한다. 그리고 황규동(黃圭董) 소장의 금동보살입상과도 유사하다.

이밖에 다량으로 출토된 소조불상들은 등신대(等身大)의 소조상 외에는 거의 비슷한 작품들이다. 이 가운데 불두(佛頭) 한 점이 거의 완벽하여 소불상(塑佛像)의 양식을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소발(素髮)의 머리칼, 갸름하면서도 우아한 얼굴, 작은 입, 날씬한 코, 살짝 뜬 눈과 함께 얼굴 가득히 번져 있는 고졸한 미소 등은 원오리불상을 연상하게 해 주는 귀족적 취향의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양식은 중국 용문 양식 불상이나 시안반가사유상(西安半跏思惟像) 같은 6세기 초기의 남북 절충 양식과 유사한 것으로, 중국 불상을 곧바로 수용한 최초의 예로 크게 주목된다. 불보살상 이외에 남녀인물상도 출토되었는데, 이런 계통의 조각으로는 처음 발견된 것이다. 그리고 조각 자체도 중국 남북조시대 도용(陶俑)들과 거의 흡사하여 중국 조각의 수용 문제를 논의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상의 소조상들은 북위(北魏)의 도용상과 친연성이 강하면서 고구려 소조상과도 깊이 관련되고 있다. 그리고 납석제삼존상 또한 고구려나 중국 양식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당시의 국제 양식 내지 문화 교류를 밝힐 수 있는 귀중한 작품들이다.

참고문헌

「부여정림사(扶餘定林寺)터에서 나온 불상과 도용(陶俑)」(문명대, 『계간미술』 20, 1981.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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