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은 육바라밀 가운데 네번째 수행 덕목으로 순일하고 물들지 않은 마음으로 항상 부지런히 도를 닦을 것을 권하는 불교수행법이다. 불교에서는 악법인 나태심과 방일심을 없애 무량한 선법을 일으키고 증장(增長)하게 하는 것을 정진이라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진을 5종으로 나누어 피갑정진, 가행정진, 무겁약정진, 무퇴전정진, 무희족정진 등으로 분류하였다. 정진은 자신을 위한 수행과 이타적인 보살행에서 모든 고난을 무릅쓰고 끝까지 성공하겠다는 단호한 정신력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문에서는 정진을 하면서 정진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지는 것이 정진의 큰 병이라고 보았다.
불교에서는 해태(懈怠)와 방일(放逸)하는 태도를 악법(惡法)으로 생각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해태심과 방일심을 없애 능히 무량한 선법(善法)을 일으키고 증장(增長)하게 하는 것을 정진이라 하였다. 이 정진은 무조건의 노력이 아니라 정진의 대상이 선이냐 악이냐의 가치를 충분히 생각하고, 진리적 가치관을 확립하여 선법을 부단히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 정진은 5종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5종정진은 피갑정진(被甲精進) · 가행정진(加行精進) · 무겁약정진(無怯弱精進) · 무퇴전정진(無退轉精進) · 무희족정진(無喜足精進) 등으로 분류된다.
피갑정진은 병사가 갑옷을 입고 진지에 들어가 전투를 하되 추호의 공포심이 없이 대위세(大威勢)를 보이며 싸우는 것과 같이, 어떤 일을 하든지 이와 같이 중생을 구제하고 악을 제거하면서 보살행(菩薩行)을 실천하는 것이다. 매사에 굴복함이 없이 당당하고 충만된 힘으로 그 용감성을 발휘하므로 이를 유세정진(有勢精進)이라고 한다.
가행정진은 유근정진(有勤精進)이라고도 하는데, 견고하고 용감한 자세로 더욱 근면하고 자책하여 목적한 바의 과업에로 매진하는 노력을 뜻한다.
무겁약정진은 진리를 구하고 중생과 사회를 위함에 있어 비겁함을 모두 버리고 용감히 정진하는 것으로, 이런 뜻에서 유용정진(有勇精進)이라고도 한다. 또, 이를 무하정진(無下精進)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인간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거나 경시하거나 비하하지 않으면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일하는 태도를 말한다.
무퇴전정진은 진리를 전파하거나 중생을 위하여 봉사할 때 기후조건이 맞지 않거나 도중에 병고가 엄습해도 이에 굴하지 않고 참으면서 후퇴하지 않는 결심을 뜻한다.
피갑정진과 함께 무퇴전정진은 개인을 떠나서 오직 중생만을 생각하고 중생이 잘살 수 있는 낙토(樂土)를 건설하는 데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것을 뜻한다. 이 무퇴전정진을 견맹정진(堅猛精進)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중생을 위하여 더욱 의지를 굳건히 하고 열심히 수련하여 어떠한 고난에도 퇴굴하지 않고 책임을 완수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희족정진은 인간이 평소에 비록 작은 선행이라 할지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실천하고, 그 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큰 선행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정진은 단순한 노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수행에서는 물론, 이타적(利他的)인 보살행으로 사회정화의 선두에 서서 모든 고난을 무릅쓰고 끝까지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단호한 정신력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보살의 정진에는 수많은 장애가 따르므로 신라의 원효(元曉)는 정진에 앞서, 또 정진중에라도 참회(懺悔)로써 제악업장(諸惡業障)을 없애고, 권청(勸請)으로 바른 진리를 비방함이 없게 하며, 수희(隨喜)로써 남을 누르고 이기고자 하는 질투심을 막고, 회향(廻向)으로 모든 파멸할 운명에 있는 일체의 것에 대한 욕심과 집착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우리 나라의 선문(禪門)에서는 교문(敎門)에서의 이와 같은 정진과는 달리 천진함을 유지하는 것을 제1의 정진으로 삼고 있으며, 정진을 하면서 정진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지는 것이 정진의 제일 큰 병이라고 보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