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불교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보살행(菩薩行)이며, 육바라밀(六波羅蜜)의 연장이기도 하다. 대승불교의 일반 보살행은 처음 보시(布施) · 지계(持戒) · 인욕(忍辱) · 정진(精進) · 선정(禪定) · 반야(般若)의 육바라밀로 완성시켰으나 뒤에 방편(方便) · 원(願) · 역(力) · 지(智)의 네 가지를 더하여 십바라밀을 만들었다.
이 중 방편은 보시 · 지계 · 인욕바라밀을 조반(助伴)하게 되고, 원은 정진바라밀을, 역은 선정바라밀을, 지는 반야바라밀을 조반하게 된다. 또한, 이들 네 가지 바라밀은 반야바라밀이 분화되어 생겨난 것으로, 각각의 독자적인 기능도 가지고 있다.
방편의 방(方)은 방법이고 편(便)은 편리로서, 일체 중생의 근기(根機)에 계합하는 방법과 수단을 편리하게 쓰는 것이다. 또 방은 방정한 이치이고 편은 교묘한 언어로서, 여러 가지 근기의 중생들에게 방정한 이치와 교묘한 말을 하는 것이다. 또한 방은 중생의 방성(方城)이며 편은 교화하는 편법으로, 여러 근기의 중생에게 방역에 순응하여 적당히 교화하는 편법을 쓰는 것이다.
즉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며, 또는 그 수단과 방법을 방편이라 한다. 부처는 근기가 아직 성숙하지 못하여 깊고 묘한 교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들을 깊고 묘한 진실도로 나아가게 하기 위하여 낮고 보잘 것 없는 방편으로써 중생을 교화하였다. 원은 ‘바란다’는 뜻으로, 바라는 것을 반드시 얻으려고 하는 희망인 서원(誓願)이다.
이 원에는 ① 처음으로 진리를 갈구하며 발심하는 발심원(發心願), ② 미래세(未來世)에 출생하여 중생을 선도하고 두루 이익되게 하겠다는 수생원(受生願), ③ 모든 진리를 올바로 사유하고 참다운 지혜로써 간택하며, 뛰어난 공덕(功德)을 쌓아 중생을 교화하겠다고 결심하는 소행원(所行願), ④ 일체의 진리와 보리(菩提)의 공덕을 포섭하고 수용하겠다는 정원(正願), ⑤ 정원에서 더욱 나아가 법과 중생을 위하여 몸을 바치겠다는 대원(大願) 등이 있다.
역은 몸과 마음을 요란하게 하여 선법(善法)을 방해하고 좋은 일을 깨뜨려 수도에 장애가 되는 것을 막는 힘을 뜻한다. 이 역에는 사택력(思擇力)과 수습력(修習力)이 있다. 사택력은 지혜로써 사물을 진리롭게 생각하며 실천하는 힘이고, 수습력은 육바라밀을 수행하는 정진력을 뜻한다.
지는 결단을 의미하며, 모든 사상(事象)과 도리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삿되고 바름을 분별하고 판단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지는 혜(慧)의 여러 가지 작용의 하나이나 지혜라 붙여쓴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의 세계의 참뜻을 지를 얻는 데 있다 하고, 불과(佛果)에 이르러서도 지를 주덕(主德)으로 한다.
이 십바라밀은 우리 나라에서 신라시대 이래 유가 법상종(瑜伽法相宗)과 화엄종을 중심으로 그 실천이 크게 강조되었으나, 조선시대에는 선(禪) 중심의 불교에서 육바라밀만을 중심으로 채택하게 됨에 따라 나머니 네 가지 바라밀은 크게 중요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