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연대 미상의 동학가사(東學歌辭). 목판본. 작자는 김주희(金周熙)라는 주장이 있으나 자세한 고증이 요구된다. 1929년경상북도 상주의 동학본부에서 간행한 국한문혼용본 및 국문본 2종이 ≪용담유사 龍潭遺詞≫ 권20에 수록되어 있다.
<춘몽가 春夢歌>·<심수가 心修歌>·<대운가 大運歌>·<경춘가 警春歌>·<은신가 隱身歌>·<삼신산청림사명혜대사결 三神山靑林寺明慧大師訣> 6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편 모두 율조는 4·4조를 주조로 하고 있다.
<춘몽가>는 4음보 1행으로 총 65행이며, 비교적 분량이 적은 편이다. 내용은 세상이 개명(開明)할 운수를 깨달은 사람이 청림(靑林)을 찾아 들어가던 중 바위에 기대어 졸다가 옛날 스승에게서 교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교훈은 구미 용담의 용이 광제창생(廣濟蒼生), 보국안민(輔國安民)할 것이며, 너도 빨리 혼비백산하고 있는 사람들을 구제하라는 것과, 머지않아 청림 삼경월(三更月)에 다시 만날 것이라는 내용이다.
<심수가>는 4음보 1행으로 총 113행인데, 산 속의 선경을 즐기면서 세상의 흑백장단(黑白長短)과 시비를 떨쳐 버리고 오로지 무심(無心)의 경지를 추구하자는 내용이다. 다분히 불교적이고 또 은둔적인 색채가 농후한 작품이다. <대운가>는 4음보 1행으로 총 52행인데, 난세에 스승의 교훈을 지켜 경천순천(敬天順天)할 것과 남을 내 몸 같이 공경할 것 등을 설교하고 있다.
<경춘가>는 4음보 1행으로 총 84행이며, 때가 되면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니 모든 사람을 의심하거나 오활한 뜻을 두지 말고 일심으로 하늘을 섬길 것을 가르치고 있다. 자신도 스승의 교훈에 따라 광제창생, 보국안민하려는데 세상이 가소롭다고 하면서, 제자들이 스승의 교훈을 동서남북으로 시행하면 요순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은신가>는 4음보 1행으로 총 50행으로서 가끔 6보격도 나타난다. 제목 그대로 세상을 피해 산수간에 숨어 안빈낙도(安貧樂道)하고, 또 세상의 시비를 잊어버리고 무심락(無心樂)을 즐기자는 내용이다.
상주 동학교의 이념적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현실 도피 및 은둔 사상이 극명히 나타나 있는 가사다. 도(道)의 현실적 실천보다는 영적 구원이라는 종교적 문제에 집중되는 측면을 보이고 있다.
<삼신산청림사명혜대사결>은 작자가 명혜대사(明慧大師)일 가능성도 있다. 4음보 1행으로 총 104행이다. 수십 년간 입산 수도해 전생·후생·차생의 삼생을 깨우친 작중 화자가 중생에게 수심수덕(修心修德)으로 착한 일에 힘쓸 것을 훈계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쇠한 운수 다하고 성한 운수 돌아오면 수심수덕 잘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