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해안은 지형적으로 학암포에서 남쪽으로 영목에 이르기까지 약 230㎞의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갯벌과 사구, 습지, 기암괴석과 크고 작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로 인하여 서해안 특유의 아름다운 경관을 대표하는 장소로 손꼽힌다.
이 일대의 대표적인 해안 침식 지형은 파랑의 침식을 직접 받아 형성되는 해식애〔sea cliff〕와 파식대〔shore platform〕이다. 해식애는 파랑의 에너지가 집중되는 헤드랜드(드나듦이 심한 해안 지형에서 불쑥 튀어나온 부분) 말단부의 단단한 기반암에 형성된 것과 기반암의 풍화층에 형성된 것이 있다. 기반암에 형성된 주1는 비교적 안정성을 띠는 반면, 풍화층에 형성된 해식애는 매우 불안정하며 수직 절벽을 유지한다. 주2는 지난 간빙기 해수면 아래에 생성되었던 파식대면이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 존재하지만 끊임없는 침식을 받고 있다.
태안 해안국립공원 지역의 지질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주3의 변성암류와 이들을 뚫고 들어간 주4의 화성암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중 경기 편마암 복합체는 가로림만 서쪽의 태안반도 북부에 나타나며 그 일부는 만리포 남쪽의 안흥만까지 연속적으로 분포한다. 이들은 주로 사질 또는 흑운모 편마암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풍화를 많이 받아 낮은 구릉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화성암류인 주5의 대보 화강암이 만리포 북부, 연포 남부, 몽산포 등지에 소규모로 분포한다. 해안 지대는 대부분 중립 내지는 세립의 주6로 구성된 충적층으로 사빈 주7과 해안 주8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중, 해안 사구는 해안의 모래가 북서 계절풍에 의해 조금씩 육지 쪽으로 이동하다가 식물 등을 포함한 장애물에 가로막혀 오랜 기간 퇴적되어 형성된 지형이다. 이곳에서는 육지에서 볼 수 없는 경관과 특색 있는 식물을 볼 수 있어 생태적 중요성이 크며, 해안 지역을 지켜 주는 자연 방파제 역할도 한다.
국립공원 내에는 크고 작은 해안 사구 23개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이 태안해변길 5코스 ‘노을길’이다. 특히 삼봉해변에서 기지포해변까지 이어지는 구간에 해안 사구가 다수 발달하였다. 이 지역은 태안 해안국립공원의 해안 사구 복원 구역으로, 육지와 해변을 콘크리트 제방이 아니라 부드럽고 완만한 모래언덕이 나눈다. 기지포 해안 사구에는 주9, 주10, 주11, 주12, 주13, 주14, 주15, 주16, 주17 등의 식물과 주18 등이 서식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사구는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로, 태안반도 서북부의 바닷가를 따라 길이 약 3.4㎞, 폭 약 0.5∼1.3㎞의 모래언덕으로 내륙과 해안의 완충 공간 역할을 하며 바람자국 등 사막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경관이 나타나는 곳이다. 이 사구는 신두리 해안 만입부의 사빈 배후를 따라 분포하고 겨울철에 우세한 북서풍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다. 인접 해역이 대체로 모래로 구성되어 있어 간조 시 노출된 넓은 모래갯벌과 해빈의 모래가 바람에 의하여 해빈에서 육지로 이동하여 사구가 형성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진 지역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해안 사구로서 사구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고, 사구의 형성과 고환경을 밝히는 데 학술적 가치가 크다. 이 사구 내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태안 두웅습지가 나타나는데, 사구 습지로는 최초로 2002년에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특히, 이곳은 모래로 이루어진 특이 지형이 나타나며, 금개구리 및 맹꽁이가 집단 서식하고, 갯메꽃 등의 사구 식물 12종이 발견되어 생태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다.
태안 해안국립공원의 해안 사구와 갯벌, 습지 등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고유 동 · 식물이 살아가는 서식처를 형성하고 있다. 즉, 태안 해안은 천혜의 자연 경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동 · 식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해양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생태 공간이다. 이처럼 태안 해안국립공원은 다양한 해안 생태계가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해안형 공원으로 매우 큰 보전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을 대표하는 주19은 멸종 위기 야생생물 II급인 매화마름과 표범장지뱀이며, 특히 매화마름은 강화도에서 발견된 이후 태안 해안국립공원 일원 3곳에서 서식지가 발견되어 주목받고 있다.
태안 해안국립공원에는 태안 해안국립공원 사무소에서 조성한 도보 여행길인 태안해변길이 있다. 이는 탐방객의 여름철 집중에 따른 자연 자원 훼손을 방지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또한 이는 해안형 국립공원의 새로운 탐방 문화 정착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국립공원 탐방 인프라를 구축하고 최근 탐방 형태인 걷기 탐방 수요에 부응하기 위함이었다. 1코스 ‘바라길’은 학암포-신두리(12㎞, 약 4시간 소요), 2코스 ‘소원길’은 신두리-만리포(22㎞, 약 8시간 소요), 3코스 ‘파도길’은 만리포-파도리(9㎞, 약 3시간 소요), 4코스 ‘솔모랫길’은 몽산포-드르니항(16㎞, 약 4시간 소요), 5코스 ‘노을길’은 백사장항-꽃지해변(12㎞, 약 3시간 40분 소요), 6코스 ‘샛별길’은 꽃지해변-황포항(13㎞, 약 4시간 소요), 7코스 ‘바람길’은 황포항-영목항(16㎞, 약 5시간 소요)을 잇는다.
한편, 이 일대는 예로부터 왜구를 비롯한 외국인들의 침입을 받기도 하여 해미성(海美城) · 안흥진성(安興鎭城) · 백화산성(白華山城) · 만리성(萬里城) · 북주산성(北主山城) · 구도성(舊都城) · 토미성(吐美城) 등 성곽(城廓)과 전적지가 많이 남아 있다. 또한, 망수대(望守臺)와 능허대(凌虛臺) 등의 사적지와 문두절벽 · 학도(鶴島) · 단도(端島) · 가의도(賈誼島) · 목개도(木蓋島) · 군관도(軍官島) 등의 해식애(海蝕崖)와 곰솔〔黑松〕이 어울린 섬이 많고, 학바위 · 떡바위 · 옹기바위 · 등대바위 · 남매바위 · 거북바위 등의 명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