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고현동 향약』은 전라북도 태인현 고현동(현재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에서 향약이 결성된 후 약 400년 동안 시행한 향약 자료집으로, 29책으로 된 필사본이다. 1993년 11월 5일에 보물로 지정되었고, 전라북도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에 있는 동각(洞閣)에 보관되어 있다.
이 책은 선조조 임진왜란 전후에 시작해 1977년에 이르기까지 약 400년 동안 이어져온 향약 자료이다. 문헌의 명칭은 동안(洞案) · 동중좌목(洞中座目) · 고현동좌목(古縣洞座目) · 수정동안(修正洞案) · 동계좌목(洞稧座目) · 태산향약안(泰山鄕約案) · 동학당수계안(洞學堂修稧案) · 고현동각수계안(古縣洞閣修稧案) · 동각계안(洞閣稧案) · 고현동약(古縣洞約) 등 다소 다르다.
그러나 내용은 향약에 관한 자료로 분류되는 것이 24책이며, 나머지 5책은 남학당기(南學堂記) · 완문(完文) · 상선록(賞善錄) · 동학당전답안(洞學堂田沓案) · 동각복구안(洞閣復舊案) 등으로 향약과 관련된 자료들이다.
29책의 형태와 체재가 조금씩 다르다. 서(序), 발(跋), 좌목(座目) 및 규약(規約) 등이 갖추어진 책도 있고 단순히 좌목만 있는 책도 있다.
동안(洞案)은 불우헌(不憂軒) 정극인(丁克仁)이 사간원(司諫院) 정언(正言)을 사임하고 태인현 고현동으로 옮겨 살면서 현지 주민의 도의선양(道義宣揚)과 상호친목, 권선징악의 미풍양속을 권장, 교도하려는 목적으로 향음례(鄕飮禮)를 시행하고 1475년(성종 6)에 작성한 『태인현동중향음서(泰仁縣洞中鄕飮序)』에 의해 계승된 향약 문헌들이다.
정극인이 처음 작성한 원본이 실전(失傳)되었으므로 1510년(중종 5)에 전 예조좌랑 송세림(宋世琳)이 향음주례를 속행(續行)하면서 발문을 지어 옛 좌목의 전존(傳存: 전해져 있음), 규약의 제정 등을 밝혔다.
그러나 원본 역시 전존되지 않고 있다. 이후 일시 중단되었다가 선조 임란 전후에 다시 속행되었는데, 이것이 현존한 제1책의 동안이며 이후 1977년까지 이어졌다. 다만, 정조 · 헌종 연간의 문헌은 상당수 결본이다.
이 자료는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에 있는 동각(洞閣)에 보관되어 있는데 영광 정씨(靈光丁氏), 여산 송씨(礪山宋氏), 경주 정씨(慶州鄭氏), 청도 김씨(淸道金氏), 도강 김씨(道康金氏) 등 최초 회원인 오대 문중의 자손들이 돌려가며 유사(有司)를 선임해 관리하고 있다.
동안 등의 문헌들은 중간에 결본된 상태이고 조선 말기 이후의 문헌(1911∼1977)들도 6책이나 포함되었지만, 선조 연간에서부터 시행 연대가 이어지며 현존한 향약 문헌으로는 양적으로나 내용면에 있어 가장 많고 충실해 향약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