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처는 을유문화사이다. 1960년대에 접어들어 한국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제 어용학자에 의해 왜곡된 것들을 바로잡아 객관적이며 민족 주체성에 입각한 새로운 한국 역사상(歷史像)을 구축한다는 취지에서 쓰였다.
저자는 일제시대 동경제대(東京帝大)에서 서양사학(西洋史學)을 공부하다가 해방이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에 편입하여 한국사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대학 졸업 후 약 50년 간 주로 조선시대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시켜 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이 책은 그가 서울대학교 교수 재임중에 펴낸 것이다.
저자는 일찍이 서울대학국사연구회가 편찬한 『조선사개설』(홍문서관, 1946)의 집필에 참가한 이래 『국사개론』(공저, 명학사, 1951), 『국사신강』(공저, 일조각, 1955) 등 한국사 개설서의 저작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던 바, 이 책은 그 결산으로서의 의미도 지닌다.
이 책의 구성을 살피면, 한국사의 전개과정을 7편으로 구분지어 서술하였다. 제1편 「원시사회와 부족사회」는 구석기시대로부터 시작하여 고조선 및 삼한까지를 다루었고, 제2편 「고대」는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을 고대국가로 규정하여 그 시대를 이루었고, 제3편 「고대 통일국가 ― 통일신라」에서는 발해도 아울러 다루면서 이 시기를 남북조(南北朝)로 인식하였다.
제4편 「중세」는 고려왕조를 귀족국가로 이해하여 전 시기를 다루었고, 제5편 「근세」는 조선왕조를 양반관료국가로 파악하여 다루면서 19세가 중반까지 취급하였고, 제6편 「근대」에서는 대원군의 등장으로부터 아관파천(俄館播遷)까지의 격동기를 다루었다.
제7편 「현대」는 독립협회와 대한제국의 성립으로부터 시작하여 일제 식민정책의 시기를 거쳐 민족 해방과 민주국가 성립까지를 다루었는데 4월혁명에서 마무리 지었다.
이 책은 고대사 부문을 간략하게 취급한 반면 조선시대 이후는 상세하게 기술하였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원근법적(遠近法的) 역사서술의 관행뿐 아니라 저자의 연구영역과도 깊은 연관을 지닌다고 여겨진다.
또한 이 책은 정치사 중심에서 벗어나 각 시대의 사회구조를 충실히 파악하면서 한국이 국민국가·민주국가를 이룩해 나가는 발전의 역사를 추구한다는 지표 아래 그 동안 축적된 학계의 연구 성과를 널리 수렴하여 충실한 내용을 갖춤으로써 커다란 호응을 받았다.
이 책은 1987년 개정판을 내면서 전면적인 수정을 꾀하였으나 커다란 골격과 주요 내용에는 변동이 없었다. 개정판 서문에서 저자가 한국사 접근에서 배타적 국수주의와 도식적(圖式的) 인식태도를 경계할 것을 강조한 것은 이 책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를 준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