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1.53m. 광배와 대좌를 잃어버린 이 철조불상은 9세기 후기에 조성된 일련의 철불인 남원 실상사 철조여래좌상(보물, 1963년 지정)나 장흥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1963년 지정) 등과 같은 양식적 특징을 지니는 불상이다. 즉 9세기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좁고 약간 처진 어깨라든지 가슴의 젖무덤이 강조되고 있지만 탄력이 훨씬 감소된 점 등에서 8세기 조각들에서 보이는 긴장과 탄력이 많이 해이해진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거의 수평으로 표현된 가늘고 긴 눈과 편편한 콧잔등, 유난히 두드러진 인중의 특징적인 처리 등에서 생동하는 양감은 거의 사라지고 추상화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우아하면서도 침잠한 인상을 풍기는 얼굴, 건장한 신체, 결가부좌의 의젓한 모습, 탄력 있는 다리 등은 신라 말기의 불상으로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뛰어난 기량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우견편단(右肩偏袒)으로 처리된 옷주름은 당시의 다른 철불들과는 달리 유려하고 자연스럽게 처리되어 있다.
물론 왼쪽 어깨에 걸쳐 가슴 아래로 흘러내린 옷주름은 느슨하고 힘이 빠진 형식화된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왼손에 걸쳐 있는 법의의 주름은 유려하면서 극히 자연스러운 주름을 만들어 낸다. 또 결가부좌를 하고 있는 양다리를 감싼 반원형의 옷주름도 자연스러운 주름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느슨하고 해이해지기 쉬운 불신에 생동감을 준다.
이 불상은 세부의 표현에서 추상화의 경향이 대두되는 신라 말기인 9세기 후기의 양식적 특징을 보여 주는 철불이다. 특히 9세기 이후 선종(禪宗) 계통의 철제 불상 조성의 유행을 타고 조성된 우수한 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