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에 이유원(李裕元)이 지은 악부시. 100편의 연작시(連作詩)이다. 작자의 『임하필기(林下筆記)』와 『가오고략(嘉梧藁略)』 두 저작에 수록되어 전한다. 「해동악부」는 해동악부 계열의 작품들처럼 역사사실을 소재로 한 영사악부(詠史樂府)가 아니다. 우리 나라의 음악과 장악부서(掌樂部署)에 관한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제목의 ‘악부’라는 말은 음악을 관장하는 기관 및 그 기관에서 관장한 악곡을 가리키는 뜻이다. 따라서 시 양식으로서의 ‘악부체(樂府體)’라는 뜻이 아니다. 각 편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기자악(箕子樂)·청구풍아(靑邱風雅)·삼한악(三韓樂)·고구려악(高句麗樂)·백제악(百濟樂)·발해악(渤海樂)·신라악(新羅樂)·만파식적(萬波息笛)·동경곡(東京曲)·회소곡(會蘇曲)……정과정(鄭瓜亭)·풍입송(風入松)·야심사(夜深詞)·한림별곡(翰林別曲)·자하곡(紫霞曲)·궁수분(窮獸奔)·서호곡(西湖曲)·연양가(延陽歌)·영선악(迎仙樂)·태평소(太平簫)·아악서(雅樂署)·당향악(唐鄕樂)·소대악(昭代樂)·고취악(鼓吹樂)·당부(唐部)·향부(鄕部)·당정재(唐呈才)·향정재(鄕呈才)……
몽금척(夢金尺)·수보록(受寶錄)·근천정(勤天庭)·수명명(受明命)·하황은(荷皇恩)·하성명(賀聖明)·택성(澤聖)·육화대(六花隊)·곡파(曲破)·보태평(保太平)·정대업(定大業)·봉래의(鳳來儀)·아박(牙拍)·향발(響鈸)·무고(舞鼓)·학무(鶴舞)·교방가요(敎坊歌謠)·문덕곡(文德曲)·조정악(朝廷樂)·삼조(三調)·진작(眞勺) 등이다.
옛부터 전해 오는 노래 제목을 추적하여 그 연기설화와 주제를 살폈다. 그리고 종래의 악부 관서제도의 변천 사실을 고찰하였다. 전설이나 기이담(奇異談)을 다룬 시편도 있다. 그러나 전설이나 기이담을 악부의 연기설화(緣起說話)로써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원시는 7언4구의 절구 형식으로 일관되어 있다. 하지만 각 편의 배열에는 일정한 역사관이 드러나 있다. 그리고 ‘발해악’편을 두어 발해사를 우리 역사 속에서 파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