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가사란 박해시기 한국 천주교회의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유랑생활을 하면서 주요한 교리내용과 수덕생활(修德生活)의 계명(誡命)을 암송하기 쉬운 4·4조의 가사체로 만들어 부르기 시작한 일종의 ‘종교가사(宗敎歌詞)’이다.『사주구령가(事主救靈歌)』는 “천주님을 섬기면서 영혼(靈魂)의 구원(救援)을 구하였던 노래”란 뜻으로 여러 종의 천주가사 가첩 중의 하나이다.
서울에서 순교한 권철신(權哲身, 1736∼1801, 암브로시오)이 수집해놓은 가사들을 1866년 손녀사위인 김지완이 전사(轉寫)하여 두었다가 1917년에 가첩으로 묶어낸 것이다.
크기 21×16㎝. 1면 16행, 총 202면. 현재 원본이 호남교회사연구소에 소장되어 있다.
이 가첩 중에 최양업(崔良業, 토마스, 1821∼1861) 신부가 지은『선종가(善終歌)』,『사심판가(私審判歌)』,『공심판가(公審判歌)』와 성인(聖人) 민극가(閔克可, 스테파노, 1787∼1840)의 작품인『삼세대의(三世大義)』,『천당가(天堂歌)』,『지옥가(地獄歌)』, 천주십계(天主十誡) 및 기타 성세(聖洗), 견진(堅振), 고해(告解), 성체(聖體), 종부(終付), 신품(神品), 혼배(婚配) 등 칠성사(七聖事)와 관련된 노래, 칠극(七克), 삼덕(三德)과 같은 수덕생활 가사 등 모두 21종이 수록되어 있다.
『사주구령가』는 조선 말기 천주교 신자의 현실 생활에 대한 애환과 고뇌를 천주(天主)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극복해간다는 천주가사집이다. 이 가사집은 일종의 ‘운문교리서(韻文敎理書)’라고 할 수 있으며, 당시 핍박받았던 천주교인들의 고통과 애환을 살필 수 있는 자료로서 일정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