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鰲山, 해발 530m)의 정상에 위치한 사성암에서 남쪽으로 50m 정도 내려가면 높이 20m가 넘는 암벽에 남서향으로 열린 ㄷ자형 벽면 안쪽에 새겨져 있다. 전체적인 형태와 대의(大衣)의 처리 등으로 보아 나말여초인 10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999년 7월 5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높이는 3.9m로, 불상의 표현은 거친 바위면에 외곽선을 그리고 선을 따라 일정한 깊이와 두께로 조각하였다. 두광과 주형거신광을 가진 불상은 소발의 머리에 육계가 솟아 있고, 상호(相好)는 둥근 형으로 이목구비 등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보이고, 수인(手印)은 오른손을 들어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왼손을 펴서 가슴 앞에 대고 있는 아미타수인을 취하고 있다.
대의는 양 어깨를 덮은 통견으로 신체를 따라 무릎까지 U자형의 의습선이 길게 늘어져 있다. 하반신에 군의(裙衣)를 입어 대의 끝단 밑으로 군의자락이 표현되었다. 군의자락 밖으로 나온 발이 얼굴과 손 등에 비하여 비사실적이고 도식적으로 처리되었다. 얼굴과 손이 신체에 비하여 강조된 것은 마애불이 위치한 지점이 지상에서 2미터 정도 위에 있어 예불을 드리는 사람의 시각을 고려하여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으로 간략화된 음각기법으로 조성되었으며, 광배에는 불꽃무늬와 덩굴무늬가 보이는데, 이는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의 무늬와 비슷하여 주목된다. 대의와 군의에서 나타난 파상문, 발등 표현에 따른 사실적인 기법, 상호에서 풍겨주는 인상 등에서 10세기경의 불상으로 추정되며, 당시의 마애불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