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초상화를 그린 이재관(李在寬)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 화가로, 태조 어진을 모사한 공으로 첨사에 오른 인물이다. 강이오(姜彛五)는 본관이 진주, 호는 약산(若山), 유당(留堂)이며, 조선 후기의 대표적 문인화가인 강세황(姜世晃)의 손자이다. 무과에 급제하여 군수를 지냈으며, 산수와 매화를 잘 그려 김정희(金正喜)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은 오사모(烏紗帽)를 쓰고 분홍색 시복(時服)을 입은 강이오의 정면 반신상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화면 상단에 ‘若山眞影 小塘寫’(약산진영 소당사: 약산의 진영을 소당이 그렸다)라는 제지(題識)가 있으며, 그 옆에 김정희가 “지혜를 원만히 갖춘 모습인데, 지금은 간직에 있는 신분이라네. 그림으로 표현을 하였는데, 너무나도 본래 모습과 흡사하여 깜짝 놀랐다. 천지의 큰 모습을 가슴에 담아두어 가는 곳마다 신과 같은 공적을 남겼음을 누가 알리오[具足慧相現宰官身 是惟丹靑之咄咄逼眞 誰更知天地弧線 羅心胸隨遇而神 老髥題].”라는 제시를 써 대상을 핍진하게 묘사해낸 기량을 칭송하였다.
조선 후기 초상화가 대부분 좌안7분면의 측면관 자세를 취하고 있는 데 반해, 이 작품은 정면관으로 그린 것이 특징이다. 신체는 어깨를 약간 앞으로 숙인 듯한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고, 안면에 전반적으로 훈염법(暈染法)을 적용하여 피부의 생동감을 전해준다. 눈두덩이와 인중, 입술은 밝은 색으로 도드라지게 표현하여 입체감을 주었는데, 안면에 고루 정세한 음영법이 가해져 서양화풍의 색조감각마저 풍기고 있다.
분홍색 시복은 전통적인 표현법에 따라 평면성을 고수하였고 옷감이 겹치는 곳은 오목한 부분에 짙게 선염을 가하였으며, 비수(肥瘦)가 있는 선묘는 격식을 차린 초상화임에도 작가의 개성적인 필치를 보여준다. 각대에는 금박장식을 하였고 군데군데 푸른색으로 시각적인 변화를 주었다. 전반적으로 아교로 수포를 하여 표면이 반짝거리며 보관상태도 양호하다.
전통적인 초상화 기법을 적용했으면서도 인물의 자연스런 자세와 입체감 있는 얼굴 표현을 통해 서양화풍의 영향이 감지되어 18세기 후반 초상화 양식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