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任章)은 조선 선조대의 문신으로 본관은 풍천(豊川), 자는 자룡(子龍)이다. 1591년(선조 24) 진사시에 합격하였으며, 1605년 증광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여 시강원설서가 되었고, 승정원주서, 예문관대교를 거쳐 형조좌랑과 정언을 지냈다. 선조의 재위 당시에 소북(小北) 중 남당(南黨)의 일원으로 인식되었다. 1623년 임해군의 옥사를 다스린 공으로 익사공신(翼社功臣) 3등에 녹훈되었다. 임장이 익사공신 3등에 녹훈된 사실은 인조실록(인조원년 9월 2일)과 성시헌익사공신교서(成時憲翼社功臣敎書)에 근거한 것이다. 이후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폐출되자 모두 삭훈되고 공신녹권과 공신도상 역시 국가에서 수거하여 소각하였기 때문에 광해군 때의 공신상으로 전하는 이 초상화는 매우 희귀한 예에 속한다.
얼굴의 윤곽선은 선홍색으로 정의하고, 눈꺼풀 위는 갈색, 아래는 옅은 갈색으로 선묘하였다. 동공은 검게, 홍채(虹彩)는 니금으로 채색한 후, 묵선으로 마무리하였다. 콧날과 콧방울 끝에서 양 입가로 내려오는 팔자형(八字形) 굵은 주름살을 짙은 옅은 홍색 선을 그은 후 음영을 약간 가했다. 이마와 광대뼈 부위, 아래턱 등 돌출 부위에 붉게 칠하여 얼굴의 요철을 나타내었다.
17세기 전반의 전형적인 공신도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사모에 단령을 입고 공수한 뒤 의자에 앉아 좌안7분면을 취하고 있는 전신교의좌상이다. 바닥에는 화려한 채전(彩氈)을 깔고 두 발은 목제 족좌대 위에 팔자형으로 벌리고 있다. 사모의 모정(帽頂)이 상당히 낮게 그려졌는데, 조선 중기 공신상의 또 다른 양상을 대변한 것이다. 왼쪽 눈초리를 위로 치켜 올려서 두 눈의 형상을 차이 나게 묘사하여 대상의 특징을 살렸으며, 흑단령 위에 부착된 백한흉배白鷳胸背와 허리에 착용한 삽은대鈒銀帶는 정3품을 가리키는데, 익사공신 책훈 때 올랐던 통정대부라는 품계(정3품)와 일치한다. 의자 손잡이는 아래로 뻗친 형상이며, 그 사이의 세모꼴 무, 단령틈새로 보이는 내공과 첩리가 균일하게 표현된 것 역시 이 당시 공신도상의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선묘 위주의 정제된 외곽선, 선염이 없는 검은색 단령으로 인해 장중한 느낌이 든다.
인물의 자세, 오사모의 크기, 의습의 세부적인 처리 등이 17세기 공신상의 전형을 대변해 준다. 관례에 따라 불태워버리는 것이 원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현존하고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다. 추후 훈적이 삭제된 인물의 현전하는 공신상이라는 점에서 희귀성이 짙어 당시의 초상화 연구는 물론, 정치·사회사적으로도 많은 참고가 되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