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83㎝, 가로 111㎝. 보조국사 지눌(知訥)은 고려 중기의 고승으로 한국 선(禪)을 확립한 인물이다. 정혜결사(定慧結社)로 불교계의 자각운동을 주도하였고, 나아가 많은 저술을 통해 선의 철학적 기초를 마련하여 한국 불교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 초상화는 제작연대를 확실히 알지 못하나 제작기법 등으로 미루어 보면 17세기 중엽경(1644~1661)으로 추정된다.
화면에서 보조국사는 흰색의 장삼에 녹색의 띠가 엇갈려 있는 가사를 입고 오른손에는 주장자를 쥐고 등받이가 높은 법좌(法座)에 앉아 있다. 화면 왼쪽에는 보조국사가 입적한 이후 받은 시호인 ‘願力受生海東佛日普照國師(원력수생해동불일보조국사)’가 기입되어 있다.
보조국사 진영은 동화사뿐만 아니라 순천 송광사, 여수 흥국사 등에도 봉안되어 있는데, 얼굴 표정이나 앉은 자세, 의자, 주장자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모습이지만 장삼과 가사의 색상만이 약간 달리 표현되어 있어, 동일한 초본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장성 백양사의 학조대사(學祖大師) 진영이 보조국사 진영과 대단히 비슷하여 연관관계를 생각할 수 있으나, 학조대사 진영은 의자상이면서 벽면과 바닥이 나누어진 2단 구도로 되어 있어 조선 후기의 양식을 보여주므로 전통 양식과 혼용되어 조성된 예라고 생각된다.
고졸하고 단아한 조선 중기 초상화의 특징을 유감없이 발휘한 명작으로 당시 초상화 연구에 좋은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