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 극락전 내부의 동 · 서 벽면에 그려진 벽화로 관음보살도와 달마도를 각각 대칭적으로 배치하였다. 서벽에 그려진 관음보살도는 기암괴석과 대나무를 배경으로 파도 위의 연화대좌에 앉아있는 백의(白衣)의 관음보살과 선재동자를 그렸는데, 선재동자가 관음보살의 뒤편에 서서 파랑새를 안고 있다. 또한, 동쪽 벽에 그려진 달마대사도는 선종에서 도상화 되었던 혜가단비(慧可斷臂)의 고사를 소재로 하였다. 큼직하게 그려진 달마대사와는 달리 혜가를 작은 크기로 그려 달마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부리부리한 눈에 붉은색 장포를 쓴 달마대사 옆에는 젊은 승려가 연꽃잎 위에 잘려진 팔을 들고 서 있다. 혜가단비 고사는 달마가 그의 문하에 들어오고자 하는 혜가(487~593)에게 의지가 어떠한지 묻자 혜가가 자신의 열정을 입증하기 위해 스스로 한쪽 팔을 잘랐다는 이야기이다. 혜가는 달마의 법통을 이어 중국 선종의 제2조가 된 인물로, 혜가단비의고사는 선승 화가들에게 중요한 그림 소재가 되었다. 이와 같이 관음보살도와 달마도를 주불전 벽면에 그린 사례로는 운문사 비로전의 벽화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대원사 극락전의 벽화처럼 동 · 서벽을 나누어 그리지 않고 후불벽 뒷면에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관음보살과 달마대사를 나란히 배치하였다. 대원사 티벳박물관에 소장된 「보성천봉산대원사대법당십왕전여중료중창급단청겸지장개금화각첩기문(寶城天鳳山大原寺大法堂十王殿與衆寮重刱及丹靑兼地藏改金畵各帖記文)」이라는 현판 기록을 참고하면 1766년 대원사 대법당과 시왕전, 요사를 함께 중창하면서 단청과 불화 등을 다음 해인 1767년에 조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벽화 역시 이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원사 극락전의 관음보살 · 달마대사 벽화는 주불전 벽면에 조성된 독특한 형태로 운문사 비로전 관음보살 · 달마대사 벽화의 계보를 잇고 있는데 관음신앙과 선종이 결합한 주제를 안정된 구도와 산뜻한 색감으로 표현한 우수한 벽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