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의 부친 흥선대원군 이하응(李昰應, 1820~1898)의 장년기와 노년기 전신초상 6점으로, 5점은 서울역사박물관, 1점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는 흑단령포본(黑團領袍本), 금관조복본(金冠朝服本), 와룡관학창의본(臥龍冠鶴氅衣本), 흑건청포본(黑巾靑袍本), 복건심의본(袱巾深衣本)이 각 1점씩 소장되어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금관조복본 1점이 소장되어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이하응초상」 5점은 모두 조선 말기 최고의 어진화사(御眞畵師)인 이한철(李漢喆)이 그렸는데, 먼저 그린 3점(흑단령포본, 금관조복본, 와룡관학창의본)은 1863년(고종 1)의 44세 때 그린 초본을 토대로 하여 50세가 되던 1869년(고종 7)에 이모한 것이다. 뒤에 그린 2점(흑건청포본ㆍ복건심의본)은 환갑을 맞은 1880년(고종 17)의 61세 주갑상(周甲像)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초상은 금관조복본으로,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작가들에 의해 그려진 복본(複本)이나 별본(別本)으로 추정된다.
5점의 초상 모두 복식이 다르며 의관과 기물이 매우 화려하고 성대할 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초상화가 이한철이 그려 수준 높은 묘사력과 화격을 보여주는 최상급의 걸작들이다. 더구나 뛰어난 필력을 자랑했던 이하응의 친필 표제(表題)와 영정함 안에 써넣은 별폭의 홍지표제(紅紙表題), 궁중 표구장의 족자표장(簇子表粧), 유소(流蘇), 영정보, 향낭, 영정함, 영정함보 등이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하응초상」은 금관조복본으로 그림의 크기나 기본적인 도상이나 재료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1863년 이한철 · 유숙 작의 금관조복본과 거의 비슷하다.
초상의 재료나 기법, 화풍, 풍격, 수준 등에서 조선 말기 왕실의 아름답고 격조 있는 초상화 문화를 종합적으로 엿볼 수 있다.
한 인물을 대상으로 여러 복식을 착용한 초상화라는 점에서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19세기 말 대표적인 화원 화가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초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