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장수를 기원하는 염원을 담은 장생도의 제작이 활발하였다. 영원한 생명력을 가진 자연물이나 오래 사는 생물인 해, 달, 산, 물, 구름, 소나무, 대나무, 영지, 사슴, 학, 거북이, 복숭아나무 등이 장생도에서 즐겨 사용되는 소재이다. 그중에서 열 가지 정도의 소재로 구성된 십장생도(十長生圖)가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외에도 한두 가지 소재를 부각시킨 장생도도 널리 그려졌다. 사슴이 위주로 구성된 군록장생도(群鹿長生圖)나 백록도(百鹿圖), 학이 위주가 된 군학장생도(群鶴長生圖)나 백학도(百鶴圖), 그리고 복숭아나무를 중심으로 한 천도장생도(天桃長生圖), 해악반도도(海嶽蟠桃圖), 일월반도도(日月蟠桃圖) 등이 있다. 반도는 신화 속에 나오는 신선들이 먹는 복숭아로 3000년에 한 번씩 열매를 맺으며 이 복숭아를 먹으면 불로장생한다는 기록에 근거하여 장생물로 인식되었다.
오른편의 4첩에는 해, 산(바위), 파도(물), 복숭아나무, 왼편의 4첩에는 달, 산(바위), 파도(물), 복숭아나무가 채색으로 그려진 한 쌍의 병풍이다. 각 소재는 2첩의 병풍을 펼쳐놓았을 때 완전히 대칭을 이루도록 구성되어 있다. 원경에는 해(혹은 달)와 산이 마치 안개 속에 떠 있는 듯 작게 배치되고, 근경에는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의 바위에서 커다란 복숭아나무가 대각선 방향으로 자라고 있다. ‘일월반도도’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근경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복숭아나무가 가장 중심이 되는 구도이다. 각 소재는 서로 독립적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유기적인 관계나 사실적인 감각이 부족해 보인다. 이러한 구성은 각 소재의 상징성을 부각하고 시각적 강렬함을 고조시키기 위한 디자인으로 의도된 것인 듯하다. 대부분의 궁중 장식 병풍이 그러하듯이 오방색(五方色)을 사용하여 진채(眞彩)하였으며 산수는 청록산수양식이다. 4첩 혹은 6첩의 병풍 한 쌍이 좌우대칭이 되도록 세트를 이루는 구성은 일본미술의 영향을 받아 19세기 말 이후에 나타나는 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