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종이 바탕에 채색. 세로 39㎝, 가로 56㎝.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1605년(선조 38) 나이 70세 이상 된 노모를 모시고 있는 재상들이 봉로계(奉老契)를 결성한 뒤 모친에게 올렸던 경수연을 그린 행사기록화이다. 행사 당시의 원작은 아니며 후대의 모사본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의 「경수연도」는 별도의 흰색 비단에 ‘경수연도(慶壽宴圖)’라고 쓴 제자가 붙은 남색 비단 표지를 가진 화첩이다. 경수연절목(慶壽宴節目), 그림, 대부인(大夫人) 10명 · 차부인(次夫人) 10명 · 계원(稧員) 13명 · 입시자제(入侍子弟) 8명, 집사자제(執事子弟) 19명의 좌목, 이경석(李景奭)의 백세채대부인경수연도서(百歲蔡大夫人慶壽宴圖序), 허목(許穆)의 경수연도서(慶壽宴圖序)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은 같은 행사를 그린 의령남씨 가전화첩에 포함된 「선묘조제재경수연도(宣廟朝諸宰慶壽宴圖)」와 같다. 하나의 모본에서 출발하였지만 후대에 모사하는 과정에서 두 경수연도의 형식은 전혀 달라졌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의 「경수연도」의 그림은 현재 3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장면에는 1605년 당시 102세 된 채대부인(1504~1606)을 포함하여 10명의 대부인들과 차부인들이 자리한 연석의 모습이다. 계원, 즉 아들과 손자들은 차례로 절을 하고 술잔을 올린 뒤 두 명씩 짝지어 춤을 추며 노모들을 기쁘게 하였는데 화면에는 그러한 모습이 묘사되었다. 휘장으로 가려진 공간에는 악공들이 보인다.
두 번째 장면에는 집사자제들 19명이 자리한 공간이 그려졌다. 각기 주칠의 둥근 상을 받고 그 앞에 열을 지어 앉아있고 두 명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다. 세 번째 장면은 화첩 한쪽 면만 남아 있는데 손님들이 타고 온 가마와 가마꾼들이 기다리는 건물 밖의 정경이다.
이 「경수연도」는 마지막 장면이 절반밖에 남아있지 않은데, 통상적인 경수연도의 구성이나 행사의 맥락에서 볼 때에 계원들과 입시자제들이 모인 연회 장면이 결실된 상태이다. 즉 이 「경수연도」는 전체적으로 화첩의 완전한 구성과는 거리가 있으며 현전하는 3장면의 그림도 사방이 잘린 듯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채색은 선명하게 남아 있으며 필선은 활달하고 유려하다. 각 공간에 설치된 병풍에는 전형적인 남종화풍의 수묵 산수화가 그려진 점이 주목된다. 배경 병풍에 묘사된 산수화풍은 이 「경수연도」의 제작시기를 18세기 이후로 내려잡게 하는 요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