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각 세로 149.0㎝, 가로 45.0㎝.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십장생은 해, 달, 구름, 산, 돌, 물, 학, 사슴, 거북, 소나무, 대나무, 영지, 복숭아 등 13가지의 장생물 중에 열 개 안팎의 소재로 구성되는 그림이다. 십장생도는 장생도의 대표적인 종류로써 애초에 열 가지를 소재로 그림을 구상한 것은 중국이나 일본에 없는 한국 고유의 착안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의 「십장생도」병풍에도 달을 제외한 위의 소재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공간은 화면 왼편을 차지하고 있는 강 부분과 오른편의 육지 부분으로 나뉜다. 근경의 육지에는 사슴 가족이 길을 따라 한가롭게 거닐고 맨 먼저 물가에 다다른 한 마리 사슴은 목이 말랐던 듯 앞다리를 굽혀 물을 마시고 있다. 물가에서 몸을 낮추어 물을 마시는 사슴은 십장생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상이다. 화면 우측에는 바위 사이에서 계류가 흘러내리고 복숭아나무를 비롯하여 바위 사이사이에는 영지와 대나무가 자라고 있다. 하늘에는 청학과 황학이 쌍을 이루며 날고 강에도 거북들이 입에서 서기(瑞氣)를 뿜으며 물장난을 치고 있다.
화면의 상반부는 붉은 해를 제외하고 채색 구름으로 온통 덮여 있어서 하늘과의 경계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신비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다만 구름 사이로 중간 중간 드러난 산봉우리를 통해 원경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십장생도」는 채색 구름을 비중 있게 배치함으로써 장식적인 효과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상반부의 구름은 가로로 길게 퍼지는 모양이고 하단의 구름은 뭉게구름처럼 동글동글하게 모여 있는 형상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모양의 채색구름을 사용하여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십장생도는 19세기 말경에 유행하였다. 복숭아에 가해진 붉은 색 점무늬와 뒤집어진 이파리, 소나무 줄기에 자라는 큼직한 태점 등 형식화된 세부 표현도 이 「십장생도」 병풍이 19세기 말의 작품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