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궤도는 국가 의례의 과정을 기록한 의궤에 수록되어 있는 그림이다. 의궤에 수록된 그림, 글자를 그림처럼 배치한 것 등을 총칭한다. 그림에 전거, 재료, 크기, 제작법 같은 해설을 덧붙이는 형식을 취한다. 내용별로 반차도·제기도·악기도·관복도·의장도·배열도 등이 있다. 보통 해당 업무 내용을 서술하는 부분에 싣지만 의궤 앞부분에 모아서 수록하기도 한다. 의궤도는 국가 예전을 시각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18세기 이후 진찬·진연 같은 행사도가 제작되며 의궤도의 범위가 넓어졌다. 또 원근법과 투시도법이 표현되며 수준도 높아졌다.
조선시대 국가 의례의 과정을 기록한 의궤에 수록되어 있는 그림을 의궤도(儀軌圖)라 한다. 의궤도라는 단일 명칭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도(圖) · 도설(圖說) · 도식(圖式) · 식(式)이라는 이름 아래 의궤에 수록된 그림과, 글자를 그림처럼 배치한 배열도 · 반차도(班次圖) 등을 총칭하여 의궤도라 한다.
그림〔圖〕에 전거(典據), 재료, 크기, 제작에 사용하는 척도(尺度), 내외 장식 등의 제작법〔제양(製樣)〕 같은 해설〔說〕을 덧붙이는 형식을 취한다. 국가 예전(禮典)의 시각적 보전 차원에서 제작되었다. 의궤도는 보통 해당 방(房)의 업무 내용을 서술하는 부분에 수록되지만, 의궤 앞부분에 따로 모아 수록하기도 한다.
의궤도를 내용별로 분류하면, 반차도, 건축도(建築圖), 제기도(祭器圖), 악기도(樂器圖), 관복도(冠服圖), 의장도(儀仗圖), 의물도(儀物圖)‧기물도(器物圖), 행사도(行事圖), 배열도(排列圖), 척도도(尺度圖) 등이 있다.
의궤도는 『세종실록』 「오례」(1451), 『국조오례의서례』(1474), 『국조속오례의서례』(1744), 『국조상례보편』(1758) 등 전례서(典禮書)의 도설들을 참조하여 제작되었다. 이들 전례서는 길례 · 가례 · 빈례 · 군례 · 흉례 등 국가의 오례 절차와 관련 도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의례 거행 시 지침 역할을 하였다.
그림으로 글의 핵심 원리를 시각화하고 글로써 그림을 보완하는 것은 동양의 오랜 전통인 동시에 유교 경전의 핵심 원리를 그림으로 시각화하던 유교식 글쓰기에도 부합하는 것이었다. 전례서의 의식 절차를 따라 의례를 행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에서 의궤와 함께 의궤도가 탄생한 것이다.
현전하는 17세기 의궤에서는 의궤도의 범위가 전례서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나 18세기 영 · 정조 연간 이후 진찬 · 진연도, 정재도 같은 각종 행사도가 제작되어 그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또한 서양의 원근법과 투시도법이 건물과 기물 그림에 표현되고 시각적 사실성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의궤도의 수준이 대폭 높아졌다.
① 반차도: 반차도는 의례(또는 의례 행렬)에 참여하는 관원과 시위군, 각종 의장과 기물 및 가마류를 정해진 차례대로 나열하여 지침으로 활용한 시각 자료이다. 그림과 글자로 된 반차도가 있는데, 현전하는 조선시대의 의궤 170여 종에 그림으로 된 반차도가 수록되어 있다. 글자로 된 문(文) 반차도는 19세기 진찬 · 진작 · 진연 의궤와 1907년 이후 일제강점기의 의궤에 수록되어 있다.
반차도는 가례, 책례, 국장, 부묘, 천릉, 존숭, 어진 모사(도사), 진전 증건‧영건, 종묘 개수‧증수, 19세기 진찬 · 진작 · 진연 의식 등을 거행할 때 제작되었다. 반차도의 구성은 의례마다 다르며, 길이는 짧은 것은 1면, 긴 것은 92면에 이른다.
② 건축도: 단묘(壇廟), 궁궐, 능원(陵園), 궁원(宮園) 등 국가의 권위를 드러내는 건축물의 그림이다. 사직단, 종묘, 궁궐, 능원, 궁원의 영건 및 개수 관련 의궤의 배치도와 정자각도, 『원행을묘정리의궤』(1796), 『화성성역의궤』(1801), 19세기 진찬 · 진작 · 진연 등 연향 의궤의 행사장(궁궐) 전경도 등이 있다.
건축도는 보통 주요 건축물은 정면에서 바라본 시점으로 그리고 주위의 회랑 · 행각 · 담장 · 문루 등은 사방으로 엎어진 모습으로 그리되 전체 배치는 위에서 조망한 듯한 방식으로 여러 시점을 혼용하여 그렸다. 하지만 18세기 후반 이후의 활자본 의궤에서는 서양 투시법을 적용하여 사선 방향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한 행사장도와 궁궐 전경도가 다양하게 제작되었다.
③ 제기도: 종묘, 사직단, 능원, 궁원 등에서 제사를 지낼 때 쓰인 제기의 그림이다. 임진왜란으로 유실된 사직 · 종묘 · 문묘 및 각 산릉에서 사용할 제기를 일괄 제작하면서 작성된 『사직종묘문묘제기도감의궤』(1605), 『제기도감의궤』(1612), 『제기악기도감의궤』(1624) 등과 경모궁처럼 새로운 제례가 제정될 때, 복위 부묘할 경우에 제기류가 제작되었으므로 관련 의궤에 제기도가 수록되어 있다. 국장 시의 명기질(明器秩)에도 작은 크기이지만 제기도가 포함되어 있다. 『종묘의궤』(1706), 『경모궁의궤』(1784), 『사직서의궤』(1804)에 수록된 제기도가 대표적이다.
④ 악기도: 종묘, 사직단, 능원, 궁원 등에서의 제사와 국가 의례, 연향 등에 쓰이는 음악에 소용되는 악기의 그림이다. 『제기악기도감의궤』, 『종묘의궤』, 『경모궁의궤』, 『사직서의궤』에 제례에 쓰인 악기도가 수록되어 있고, 『원행을묘정리의궤』, 19세기 이후의 연향 의궤에는 연향에 쓰인 악기도가 포함되어 있다.
⑤ 복식도: 제례에서 제관이 입은 관복(冠服, 祭服), 연향 시 공원(工員, 樂工)과 춤꾼의 복식, 흉례 시 상복(喪服) 등 복식의 그림이다. 악기도가 포함된 제례 관련 의궤에 복식도가 함께 수록되어 있고, 『원행을묘정리의궤』, 19세기 이후의 연향 의궤에는 연향에 쓰인 복식도가 포함되어 있다. 국장 · 예장 시의 복완질(服玩秩)에도 작은 크기이지만 복식도가 포함되어 있다.
⑥ 의장도: 길(吉)의장도, 흉(凶)의장도, 정재(呈才)의장도가 있다. 길의장은 평상시 의장으로, 왕위에 오르거나 왕비나 왕세자로 책봉될 때 제작되었는데 전례서의 도설을 참고하고 의궤도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흉의장은 국상에 쓰인 의장으로, 국장 · 예장 의궤에 흉의장도가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명성황후국장도감의궤』(1898), 『순비책봉의궤』(1901), 일제강점기 고종과 순종 어장(御葬) 시의 의궤에 드물게 길의장도가 포함되어 있다. 정재의장도는 정재에 쓰인 의장으로, 19세기 이후의 연향 의궤에 포함되어 있다.
⑦ 의물도‧기물도: 교명‧ 옥책( 죽책)‧ 시책(시죽책)‧애책(애죽책)‧옥보(옥인, 은인)‧금보‧시보(시옥인) 등 의물을 그린 의물도와 이들 의물을 운반하는 데 필요한 각종 상(床), 보관하는 데 쓰인 궤(樻)‧갑(匣)‧통(筒)‧록(盝)‧함(函)‧장(欌) 등 기물을 그린 기물도가 책봉‧존숭‧추증 관련 의궤에 수록되어 있다. 그 외 국장‧예장 시의 대여‧견여 및 관련 물품, 능묘의 각종 석물, 연향에 쓰인 기명(器皿), 어진 모사(도사) 관련 기물도도 관련 의궤에 수록되어 있다.
⑧ 행사도: 왕실의 행사를 그린 그림으로, 영‧정조 연간부터 제작되었다. 『대사례의궤』(1743)의 어사례도(御射禮圖)‧시사례도(侍射禮圖)‧시사관 상벌도(侍射官賞罰圖), 『원행을묘정리의궤』의 봉수당 진찬도‧각종 정재도‧낙남헌 양로연도‧알성도‧방방도‧서장대 성조도‧득중정 어사도‧신풍루 사미도, 『화성성역의궤』의 연거도‧대호궤도‧낙성연도, 19세기 연향 의궤에 포함된 진연‧진작도 등이 있다.
⑨ 배열도: 글자와 기호를 합하여 사물과 사람의 배치를 표시한 표이다. 각종 제사에서 술잔 및 제수(祭需)의 배치를 표시한 설찬도(設饌圖)‧진설도(陳設圖), 등가‧헌가의 악기 배치를 표시한 악도(樂圖), 문무(文舞)‧무무(武舞) 등 무인(舞人)의 위치를 표시한 일무도설(佾舞圖說)‧무도(舞圖) 등이 있고, 장례에서 변두궤‧자기궤‧악기궤 등 무덤에 명기를 부장할 때의 위치를 표시한 각종 안기판(安器板) 등이 있다.
⑩ 척도도(尺度圖): 의물 및 기물 제작에는 주척(周尺), 예기척(禮器尺), 영조척(營造尺), 포백척(布帛尺) 등 각기 적용하는 척도가 달랐으므로 각 척의 실제 크기를 그려서 제작에 참조하게 하였다. 척도에 대한 규제는 예전 보전의 출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