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8첩의 병풍으로서 제1첩에는 당시 기로당상이었던 판중추부사 이정보(李鼎輔, 1693-1766)의 서문, 제 2 · 3 · 4첩에는 1765년 8월 18일영조가 왕세손을 데리고 기로소를 방문하여 기로소 내의 영수각(靈壽閣)에서 전배례(展拜禮)를 행하고 그 옆에 위치한 기영관(耆英館)에서 기로신들에게 선온(宣醞: 임금이 신하에게 술을 내려주는 일)한 행사가 그려져 있다. 제 5 · 6 · 7첩은 같은 해 10월 11일경희궁의 경현당(景賢堂)에서 영조의 망팔(望八)을 기념하여 수작례(受爵禮)를 행한 장면을 그린 것이다. 마지막 제8첩에는 좌목이 기록되어 있다. 좌목이 기로소의 기로신들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기로소에서 계병(稧屛)으로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서문에는 1765년 8월 18일 영수각에서의 전배례(展拜禮)와 기로소의 기영관(耆英館)에서 선온한 일 등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어서 그림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결정적인 자료가 된다. 좌목에는 이날 시좌했던 기로당상 봉조하 유척기(兪拓基, 1691-1767)와 이철보(李喆輔, 1691-1775), 판중추부사 이정보, 지중추부사 박치화(朴致和, 1680-1767), 용양위부사직 정형복(鄭亨復, 1686-1769), 충무위부사직 유최기(兪㝡基, 1689-1768), 공조판서 이태화(李泰和, 1694-1767), 지돈녕부사 심성진(沈星鎭, 1695-?) 등 8명의 성명과 간단한 신상명세가 적혀있다.
이 도병은 시간을 달리하는 두 종류의 행사가 한 도병에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격이 다른 행사이지만 모두 영조의 장수와 관련이 있고 기로당상들이 참여하였다는 공통점이 있으므로 한 도병에 그려졌던 것 같다. 첫 번째 장면은 기로소의 영수각에 전배례를 마치고 기영관에서 기로당상들에게 선온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어좌 오른편에 그려진 네모난 욕석(褥席)은 왕세손(정조)가 배종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첫 번째 장면과 동일한 행사내용을 그린 화첩 「친림선온도(親臨宣醞圖)」와 「영수각송(靈壽閣頌)」이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두번째 장면은 경현당에서의 진작례를 그린 것이다. 왕세손과 기로당상들이 시연(侍宴)하였으며 덧마루 위에는 처용무(處容舞)가 공연되고 악대가 배열되어 있다. 「영조을유기로연 · 경현당수작연도병」은 18세기 궁중연향의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병풍 그림이며 특히 기로소와 관련된 궁중기록화로서도 의의가 큰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