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형태 (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

현대문학
문헌
조광에서 조정권의 시 「벼랑끝」 · 「저녁비」 · 「가을」등을 수록하여 1977년에 간행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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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광에서 조정권의 시 「벼랑끝」 · 「저녁비」 · 「가을」등을 수록하여 1977년에 간행한 시집.
개설

B6판, 103면, 도서출판 조광(朝光)에서 1977년 출간되었다. 자서(自序)와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 ‘겨울 저녁이 다시’, ‘춘일(春日)’의 3부로 나눈 다음 표제작과 같은 제목의 연작 7편과 「벼랑끝」, 「돌」, 「가을」등 42편이 수록된 시집이다.

편찬/발간 경위

출간 당시 박목월 선생으로부터 "천재적 자질이 번득인다"고 극찬을 받은 시인의 처녀시집. 생동감 넘치는 상상력의 힘과 묘미가 돋보이는 시집이다. 1977년 조광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1997년문학동네에서 재출간된 바 있다.

내용

시인의 마음 속에 비가 남긴 한가닥의 인상을 기점으로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시적 긴장을 조성한 「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형태」 연작을 비롯하여 「저녁비」, 「나의 햇살이 눈을 갖는다면」 등 42편의 시를 묶었다.

“한없이 어루만지는 부드러움이 되는 당신의 두 팔을 받으며 편안히 눕는다./ 당신의 마음은 나의 옷,포근한 溫氣를 온몸에 감고 잠이 든다./ 당신의 애정은 푸른 밥, 나의 소화기관은 하루종일 꽃망울을 벌어日秒日秒 꽃피워낸다./ 태양이 한 아이의 손바닥에 가지런히 씨앗을 올려놓고 웃음짓듯이/ 당신의 눈길이 내 눈을 묶을 때 나는 순한 물이 된다.”(-「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형태 - 다섯」)에 보이듯 명징한 이미저리 구사로 사물에 대한 탐미주의적 접근을 시도한 시집이다.

“새앙철 지붕 위로 쏟아지는 쇠못이여/ 쇠못 같은 빗줄기여/ 내 어린날 지새우던/ 한밤이 아니래도 놀다 가거라// 잔디 위에 흐느끼는 쇠못 같은 빗줄기여/ 니 맘 내 다 안다/ 니 맘 내 다 안다/ 내 어린날 첫사랑 몸져눕던 담요짝 잔디밭에 가서/ 잠시 놀다 오너라// 집집의 어두운 문간에서/ 낙숫물 소리로 흐느끼는/ 니 맘 내 자알안다/ 니 맘 내 자알안다”(-「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형태 -하나」 전문)

‘새앙철 지붕 위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쇠못’으로 인식하는 상상력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비를 둘러싼 시상은 ‘낙숫물’로 변형되고, 첫사랑의 흐느낌으로 인식된다. 진술을 회피하고 철저하게 단단한 이미저리를 간직한 사물언어로 직조된 수사가 돋보인다. 시인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일관된 주제의식은 삶과 사물의 생성과 변화에 모아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관념성을 극복하고 구체적 이미지로 승화시키고 있는 시인의 이러한 주제의식은 이후의 『산정묘지』로까지 이어진다.

의의와 평가

1977년 출간 당시 시집에 붙인 박목월 선생의 서(序)에서는 조정권 시인의 시세계를 "시인으로서의 천재적 자질의 편린이 번득거린다"고 극찬을 하였다. 이성부, 조태일 등 현실과의 긴장 관계를 견지한 시들이 크게 호응을 받고 있던 시점에서, 사물언어와 내면을 투시하는 명징한 이미저리의 구사로 또 다른 시적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독보적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을 만한 시집이다.

조정권은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으로 대표된 1970∼1980년대에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형이상학적 정신주의 시의 새 지평을 열었다. 1980년대 산업사회와 물신주의 풍조를 거부하고 정신의 고양(高揚)을 위해 시를 썼으며 동양적 정신세계에 몰두하였다. 그의 시는 동양적 정관(靜觀), 노장적 · 불교적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세계를 동경하고 정신주의 시의 정점을 이루었는데 이 시집은 이런 조정권의 시적 사유의 출발점을 이룬 사유를 담지하고 있다.

참고문헌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형태』(조정권, 조광출판사, 1977)
「조정권의 시 연구 -성속(聖俗)의 변증법」(권온, 『한국문예비평연구』, Vol.14, 2004.)
집필자
박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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