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들로 흉판 (Ludlow )

조각
작품
국가유산
조각가 김복진이 1938년에 제작한 청동 부조판.
이칭
이칭
러들로우 동상, 러들로 부조판
국가문화유산
지정 명칭
러들로 흉판(러들로 胸板)
분류
등록문화유산/기타/동산
지정기관
국가유산청
종목
국가등록문화유산(2012년 06월 19일 지정)
소재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 50-1 (신촌동)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동은의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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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각가 김복진이 1938년에 제작한 청동 부조판.
개설

2012년 등록문화재(현, 등록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서울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현재 연세대학교)가 1938년에 교수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 (Alfred Irving Ludlow, 1875~1961)의 퇴임을 맞아 조각가 김복진에게 의뢰하여 제작된 조각이다. 이 부조판은 러들로 교수의 퇴임식과 함께 세브란스병원 수술실 벽에 부착되었다. 일제 말 조선총독부에 의한 금속공출령에 의해 대부분의 국내 금속 조각들이 공출되어 사라졌지만 이 부조판은 수술실 벽에 부착되어 있던 탓에 보존된 듯하다. 1962년 세브란스병원이 서울역 앞에서 신촌으로 이사할 때 이 조각은 벽에서 떼어져 보관되어 오다가, 2008년 신촌 세브란스병원 건물을 다시 짓고 의과대학 건물동을 재배치할 때 조사과정 중 창고에서 발견되었다. 실내에 설치되었다가 상자에 담겨 보관된 탓에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구성 및 형식

벽에 부착될 수 있도록 정면은 평면이며 뒷면은 고정쇠가 튀어나와 있는 이 청동 부조판은 기본적으로 위는 타원형, 아래는 직사각형의 형태가 결합된 것이다. 위아래의 형태가 결합한 듯이 그 주변에 테두리를 두르면서 중앙에 매듭무늬를 넣었다. 중앙 상부에 둥글게 띠를 둘러 원형을 마련하고 그 안에 얕은 부조로 인물의 옆모습을 새겼다.

러들로의 모습은 학위복에 학위모를 쓰고, 등을 보인 채 앞으로 살짝 숙이고 있으며, 옆얼굴은 높이 솟은 콧날과 함께 입과 눈, 귀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었다. 특히 귀가 원형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부조면 중에서 가장 도드라지게 표현되어 있다. 얼굴이나 주변의 바탕 등에서 빠르게 흙을 밀거나 다듬은 작가의 빠른 터치가 나타나 있어, 모델링 당시의 속도감이 느껴진다.

둥근 원형의 인물상을 감싼 테두리 위에는 역시 둥글게 “A.LUDLOW W.A.B.M.D..F.A.C.S..M.A.IN MED.(HONS)D. Se(HOF).R.L.C.S.”라는 양각 글씨가 있어서 러들로의 이름과 부조판의 용도를 알려준다. 인물의 모습 아래쪽으로는 가운데에 “Professor of Surgery / director of Research / 1912-1938/ Dedicated in grateful memory of his service to Korea by the Staff and Alumni Severance Union Medical College”라는 문구가 양각되어 있다. 이 글씨 오른쪽에는 “교수 러들로 박사의 공적을 기념키 위하여(敎授 러들로 博士의 功績을 기념키 爲하여)”, 좌측에는 “세브란스 연합의학전문학교 직원 및 동창일동 근정〔セブランス聯合醫學專門學校職員及同窓一同謹呈〕”이라고 양각되어 있어 일제강점기의 제작품임을 알 수 있다.

내용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출신의 외과의였다. 26년간 한국에 거주하며 외과 의사로서 봉직한 그를 위한 기념조각은 그동안 ‘러들로우 동상’으로 알려져 왔다. 현존하는 기념 동상은 등신대의 동상이거나, 흉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러들로 상을 통해 부조판(흉판)으로도 제작되었음을 알게 해주는 귀한 예이다. 근대기 기록이나 언급에서 ‘동상’이라고 일컫는 대상이 흉상이나 심지어 부조일 때조차 ‘동상’으로 말하고 있어서, 상의 형식이나 크기가 아닌 재료에 집중해서 말해온 관례를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메달 형태로 인물상을 표현하는 것처럼 전통적인 부조 방식이지만, 사실적이면서도 숭고한 면이 보이는 이상적인 인물상을 보여준다. 김복진은 동상이나 인물상을 많이 제작하였지만 현재 알려진 유존작이 거의 없으며 그나마 대부분 불교 조각상이다. 따라서 김복진 조각의 실상이라 할 사실주의적 경향을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존재에 대해서는 김복진 유작전을 기념하는 글인 1940년 12월 1일 발간의 『삼천리』제12권 제10호 「천재조각가 김복진씨」의 특집 작품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일제강점기에 제작한 대부분의 동상이 일제 말기에 공출로 인하여 사라진 지금, 1938년작이라는 정확한 제작연대와 제작경위를 알 수 있는 작품으로 유존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조각가인 김복진의 불교상을 제외한 순수조각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물을 다룬 이 작품은 의미가 깊다.

참고문헌

『김복진연구』(윤범모, 동국대학교출판부, 2010)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의 생애』(이유복· 박형우 공저, 연세대학교출판부, 2000)
「한국 동상조각의 근대 이미지」(조은정, 『한국근대미술사학』9, 한국근대미술사학회,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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