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전라도 해안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도해가 파노라마처럼 전개되어 실경을 직접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허백련은 1922년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부터 제6회까지 출품하였으며, 이후에는 전라북도 광주(현, 전북특별자치도, 광주광역시)에 머물며 근대적 화풍의 모색을 멀리한 채 전통적인 남종화에 천착하였다. 따라서 그는 대상을 관찰하여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그 속에 포함된 의미나 정신의 표현을 중시하였다. 따라서 전통 남종화의 대가 허백련이 해안가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근경과 원경을 무시하고 중경에 송림이 울창한 야산과 등대가 있는 섬들을 포치하고, 그 사이로 바다를 향해 떠나는 흰 돛단배를 표현하여 해안가의 풍광을 사실적으로 전달하였다. 또한 화면의 왼쪽 해안가에서 조개를 캐는 어촌 아낙네들의 모습은 평온한 해안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현장감을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송림과 야산에 가해진 필법은 전통적인 화법에서 자유롭지 못하였음을 보여준다.
허백련이 도서의 풍경을 현대적 미감으로 그려낸 것이며, 1950년대 미술계의 화두가 된 한국화의 정체성 모색이라는 주제에 부응한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